尹 구형 미룬 김용현측 8시간 '침대 변론'…늘어진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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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구형 미룬 김용현측 8시간 '침대 변론'…늘어진 재판

연합뉴스 2026-01-11 08:0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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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겨냥 인신공격에 음모론…시간끌기 무분별한 변론 '눈살'

재판부 비효율적 소송지휘 지적도…'졸고 웃고' 尹 태도도 빈축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결심공판 출석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결심공판 출석

(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 8명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사건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미령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의 결심 절차가 지연 논란 속에 지난 9일 마무리되지 못하고 13일로 넘어가면서 변호인과 재판부가 모두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게 일차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를 단호하게 끊지 못한 재판부의 소송지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 전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공판은 결심 절차를 마치지 못한 채 14시간 50분 만인 이튿날 0시 11분께 종료됐다.

점심과 휴정을 제외한 실질 재판 시간 약 12시간 30분 중 김 전 장관 측의 서류증거(서증) 조사에만 8시간가량이 소요됐다. 서증 조사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유무죄를 판단하고자 증거로 제출된 문서를 확인하는 절차다.

애초 결심에선 증거 조사에 이어 변호인 최종변론과 내란 특별검사팀의 최종의견 및 구형, 윤 전 대통령 등 8명의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측이 증거 조사에 하염 없이 시간을 끌면서 계획했던 절차가 모두 어그러졌다.

조 전 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측은 각각 증거 조사에 1시간을 채 쓰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 증거 조사는 이날 시작도 못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내란 특별검사팀이 증거 내용만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는 통상적인 절차와 달리 법리적 의견을 함께 밝혔으니 자신들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의 발언 중에는 공소사실이나 증거와 크게 관련 없는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한 변호사는 변론 서두에 "나이 어린 검사들이 아무런 호칭 없이 '윤석열'이라 부르다가 거듭 항의하니 그제야 양보하는 체했다"며 대뜸 호칭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특검팀이 재판 중 윤 전 대통령을 '윤석열 피고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잘못됐다며 "정치적 반대 세력으로부터 척결 당한 게 윤 전 대통령인데 예우를 갖추지 못할망정 호칭마저 가볍게 부르는 건 이 시대 검사들이 가져야 할 무게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검사들은 비상계엄이 내란이냐는 주장을 스스로 생각해낼 수준이 안된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으려는 사람들로부터 보급된 생각을 이식받았을 뿐", "이런 어리석은 주장이 어디 있나. 그런 분별력도 없나", "대통령을 공격해서 정치적 이익을 얻을 사람들을 등에 업고 끄나풀로서 공격하고 있다"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수시로 내놓았다.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 진행 중인 법원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 진행 중인 법원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이 열린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2026.1.9 dwise@yna.co.kr

다른 변호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앞에 모여 항의하는 일부 시민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들이 비상계엄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얻어 결집했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중복되는 내용은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변호인들은 "비상계엄은 법정에서 다툴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김 전 장관 측의 증거 조사가 계속 지체되자 내란 특별검사팀이 "문서를 읽는 속도를 좀 빨리해달라"고 재촉했지만 변호인 측은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으로 말문을 막았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도 특검팀이 증거 조사를 7시간 했기 때문에 모든 피고인이 7시간씩 할 권리가 있다고 거들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 증거 조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잠시 중단하고선 순서를 조정해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다른 피고인의 변론을 듣고 김 전 장관 측 조사를 재개하기도 했다.

결국 특검팀의 최종의견과 구형, 피고인 최후진술이라는 본격적인 결심 절차에는 들어가지 못했고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결심 기일을 13일로 재지정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일각에선 국민적 관심이 큰 재판에서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재판부의 의도를 악용해 변호인단이 재판 방해에 가까운 변론 행태를 보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정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라는 표현도 회자했다.

다음 달 법관 인사 전 1심 선고를 못하게 재판을 지연하려는 노림수 아니냐는 말도 일각에서 나왔다. 다만 어차피 변론은 끝난 상태이고, 문서 정리와 최종 의견 개진으로 기일이 나흘 차이 나는 것이라 실질적 영향은 없다.

다른 한편으론 재판부가 절차적 형평을 지나치게 의식해 비효율적으로 소송 지휘를 했다는 비판도 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소송 관련자들이 절차적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관심이 큰 재판일수록 신속성도 중요하다"라며 "특검이든 피고인이든 반복되는 주장이나 재판과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더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보인 행태도 빈축을 샀다.

그는 김 전 장관 측 증거 조사가 장시간 이어지자 눈을 감고 고개를 꾸벅이며 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옆에 앉은 변호인과 수시로 귓속말을 나누고 가끔 웃는 장면도 목격됐다. 꼿꼿하게 앉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임한 다른 피고인들과도 대비됐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는 법정 최고형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밖에 없다. 국가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인 점을 고려해 가장 엄한 처벌 규정을 뒀다.

재판 중계를 본 한 법조인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내란 재판의 엄중함과 무거운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 다소 씁쓸하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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