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양육비를 못 받는 한부모가정을 위해 아이 1명당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양육에 필요한 액수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 기준과 절차 요건도 있어, 체감이 낮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1일 성평등가족부와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7월부터 양육비 선지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이 클수록 드는 돈 늘어나는데…월 20만원 '고정'에 평균 지출과 격차
양육비 선지급제는 양육자가 비양육자에게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 국가가 먼저 아이 1명당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고, 추후 비양육부모에게 회수하는 제도다.
시행 당시에는 신청 요건이 '직전 3개월간 양육비를 전혀 지급 받지 못한 경우'였지만 지난해 9월부터는 양육비를 일부 받았더라도 평균 지급액이 월 20만원 미만이면 선지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됐다.
2025년 11월 말 기준 누적 5963가구가 양육비 선지급을 신청했고, 3868가구(자녀 6129명)가 선지급 결정을 받았다. 누적 지급액은 54억5000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선지급액이 실제 아이 양육비 지출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부가 실시한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가 자녀 양육비로 지출한 금액은 월 평균 58만2500원으로 나타났다. 선지급금 월 20만원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양육비 지출은 자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했는데, 미취학 자녀는 46만1000원, 초등학생 자녀는 50만5000원, 중·고등학생 자녀는 66만1000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선지급금은 연령에 따른 차등 없이 동일한 금액이 지급된다.
미성년 자녀 4명을 양육하고 있는 40대 A씨는 "선지급금 등 나라에서 지원 받는 돈과 월급을 다 합하면 350만원 정도인데, 도움은 되기는 해도 아이들을 양육하기에 한참 모자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는 몰랐는데 커가면서 교육비와 식비가 정말 많이 든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자녀가 1명이 있는 것과 4명이 있는 것은 차이가 크고, 아이들 연령에 따라서도 지출 수준이 다른데 실제 양육비 수준을 고려해 선지급금액을 현실적으로 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외사례 살펴보니…"연령별 액수 다르고 부모 소득 기준 덜 해"
양육비를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는 1950년대부터 북유럽을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스웨덴은 1960년대 중반 이를 도입했는데, 당시 이혼과 별거가 늘어나면서 한부모 가구 아동의 빈곤 위험이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이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현재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가정을 위해 사회보험청이 '양육비 지원금'을 연령별로 나눠 차등 지급하고 있다.
0~6세는 1673크로나(한화 약 26만원), 7세~14세는 1823크로나(약 29만원), 15세~18세는 2223크로나(약 35만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득이나 재산을 '지급 자격 요건'으로 두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지급하지만, 스웨덴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지급액과 회수 수준을 조정하는 참고 요소로 활용한다.
이에 ▲양육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 ▲양육비를 받지 못할 때 ▲양육비를 일부만 받았을 때 ▲양육비를 지급할 일방의 부모가 존재하지 않을 때 ▲홀로 자녀를 입양했을 때 ▲보조생식기술을 통해 자녀를 출산했을 때 등의 경우에 선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지급 대상인 18세 이후에도 의무교육을 아직 마치지 못했거나 정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20세가 되는 해 6월까지 연장양육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독일 역시 1980년부터 국가가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연령 구간별로 차등지급하는 양육비 대지급제를 운용하고 있다.
0세~5세는 227유로(약 40만원), 6세~11세 299유로(약 52만원), 12세~17세 394유로(약 68만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 이전인 2023년 보고서에서 "양육비 대지급제도 도입 국가 그 어디에서도 양육부모의 빈곤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제한 요건을 두는 것은 사실상 유엔(UN) 아동권리에 관한 협약 제27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 이사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매월 안정적으로 일정 금액이 들어온다는 것은 가정에 큰 도움이 되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데는 굉장히 부족한 금액"이라며 "신청 과정에서 양육비 채권이 확인돼야 하는 등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선지급을 받는 대상은 소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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