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연구원 실태조사…'자금사정 어렵다' 62.7%·'시장 포화' 58%
시급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정부 정책 및 제도 정비' 들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인식하는 업황이 최근 수년간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장성은 점차 낮아지고 가격 경쟁은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는 항공산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금 부족과 미흡한 정부 지원 등을 들었다.
11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국내 항공사를 비롯한 항공 및 항공 연관 산업의 기업 2천곳을 대상으로 시장 상황 인식 등을 물은 '2025년 항공산업 실태조사'에서 '이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조사(18.8%)보다 낮아진 것이다. '그렇지 않다'는 40.4%로, 전년 조사에서 나온 38.2%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질문에 대해 2023년 조사에서는 '그렇다'는 답이 22.1%, '그렇지 않다'는 답이 35.3%이었는데 격차가 점차 벌어졌다.
항공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서는 33.7%가 동의했고, 24.9%는 동의하지 않았다. 2024년 조사(동의 38.5%·비동의 21.4%)보다 동의하는 비율은 높아졌고 비동의하는 비율은 낮아졌다. 2023년 조사에서 성장성이 높다는 비율이 55.6%로 절반을 넘겼고 낮다는 비율은 14.1%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운 편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62.7%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년 대비 '매우 어렵다'는 19.9%에서 17.6%로 낮아졌으나 '다소 어렵다'는 44%에서 45.2%로 높아졌다.
항공 시장에 대한 인식에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낀 데에는 시장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졌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조사에서 '시장 규모가 포화 상태다'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58%로, 전년 조사(56.1%)보다 1.9%포인트 높아졌고 2023년 조사(41.3%)보다는 17%포인트가량 크게 올랐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는 질문에는 66.7%가 동의해 2024년 조사(66%)보다 소폭 증가했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응답은 3.6%에 그치며 전년(6%)보다 줄었다.
이는 특히 항공운송업과 관련 서비스업이 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출혈 경쟁을 빚은 데다 환율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1천7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상장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도 일제히 적자를 내며 총 2천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4개 LCC의 분기 적자가 합산 2천억원을 넘긴 것은 코로나 팬데믹의 타격을 받은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조사 응답 기업들은 항공산업 발전·육성의 최대 장애 요인으로 자금 부족(44.8%)을 꼽았다. 이어 정부 지원 미흡(33.1%), 제도 및 규제 과다(32.7%), 전문인력 부족(29.2%) 등의 순이었다.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 방안으로는 정책 및 제도 정비(72.2%)가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었다.
58.6%는 신규 판로 개척 지원을, 39%는 기존 인력의 교육 및 훈련 강화를 들었다. 또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36.5%), 우수인력 확보(35.3%), 연구개발(25.1%) 등도 필요한 지원으로 제시됐다.
항공산업 실태조사는 항공산업 생태계 및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통계로, 2022년 국가승인을 받은 이후 매년 이뤄지고 있다. 항공산업의 진흥 및 육성,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서 정부의 항공산업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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