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도 경기 회복 흐름에 인하 명분도 줄어"
올해 전망은 엇갈려…"경기 나쁘면 1회 인하" vs "인하 사이클 종료"
"경기 양극화 등에 올해 금리 인상 전환은 시기상조"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임지우 기자 =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고환율 등 탓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목표(2%)를 웃돌고 서울 등 수도권 집값도 여전히 오름세인 만큼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낮춰 외환·금융시장 불안에 기름을 부을 이유가 없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올해 연간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한은이 경기 등을 봐가며 1∼2차례 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있다는 관측과 이미 인하 사이클(주기)이 끝났다는 견해가 엇갈렸다.
◇ 환율, 작년말 1,440원대에서 연초 다시 1,460원 육박
11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이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7·8·10·11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을 예상하는 배경으로는 환율, 물가, 집값 등이 거론됐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이 가장 큰 문제로, 지금 시점에서 금리를 낮추면 환율이 다시 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 계속 높다는 점"이라며 "고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예상보다 천천히 내린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낮)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58.6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2∼23일 이틀 연속 1,480원을 웃돌자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하고 국민연금도 환 헤지(위험 분산)에 나서면서 1,44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새해 들어 외국인 국내 주식 매도 등과 함께 조금씩 다시 오르는 추세다.
동결을 점친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 역시 "(동결 예상의) 근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라며 "환율이 여전히 높고, 이 환율 때문에 높아진 수입 물가의 영향 등으로 물가가 아직 안 잡혔다고 보는 금통위원이 다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더 풀어도 될 만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많았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부동산 시장 강세가 이어지는 만큼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고, 조 소장도 "집값과 가계부채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 1.8%, 작년의 약 2배…"연초 동결 속 경기 지켜볼 것"
한은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1.8%)가 1% 안팎으로 추정되는 작년 성장률의 약 두 배에 이르는 만큼, 연초부터 한은이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양호한 수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당장 기준금리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고, 박 이코노미스트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완만한 소비 개선으로 경기 전망이 개선된 상황에서 한은이 1월에는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선임연구원 역시 "점차 내수 경기 회복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띠라서 이번에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 "성장률 올라도 양극화 등 우려…올해 금리 인상 시작은 일러" 한 목소리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금리 인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조 소장은 "올해 성장률 반등의 상당 부분이 기저효과 때문인데, 반도체가 계속 엄청난 호조를 이어가지 못하면 하반기부터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금리 인하 여론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2분기와 3분기 정도 한은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선임연구원도 연말께 1회, 0.25%포인트(p) 인하를 예상하면서 "양극화 경기 속에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기조 필요성이 수시로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안 연구위원 역시 "작년 12월 소비심리의 상승세 둔화가 확인된 데다 주요 업종의 카드 실적 증가세도 약해지는 국면"이라며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금리 인하, 민생지원금 등의 효과가 소멸하는 올해 2분기부터 내수가 부진할 경우 연 1회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박 이코노미스트와 주 실장은 이미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주기)이 끝난 것으로 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연내 지속적으로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가, 하반기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격차가 좁혀지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변하면서 인상 시그널(신호)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6명 모두 올해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 소장은 "반도체, 수출, 제조업 등의 호조로 주가 종합지수, 수출 증가율 등은 오르지만 뜯어보면 매우 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데다 내수 지표인 소비·투자 등이 아직 충분히 회복하지 않은 만큼 금리를 올리기엔 부담"이라며 "아울러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을지 불확실한 만큼 한은이 금리를 올해 인상하려면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준의 경우 이달 경기 호조,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일단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새 연준 의장 취임 이후 고용 둔화 등 경기 불안이 확인되면 연중 1∼2회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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