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별미로 꼽히는 굴보쌈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외식 물가 상승세가 무섭다.
굴보쌈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됨)
서울 시내 주요 보쌈 전문점에서 굴보쌈 '소(小)' 자 한 접시를 주문하려면 최소 4만 원에서 5만 원권 한 장은 준비해야 한다. 성인 남성 두 명이면 '대(大)' 자를 시켜야 기별이 가는데, 이때 가격은 7만 원을 호가한다. 소주 한두 병까지 곁들이면 한 끼 식사 비용으로는 상당한 부담이다. 하지만 집에서도 전문점 못지않은 퀄리티의 굴보쌈을 절반 이하 가격인 2만 원대에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굴보쌈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돼지고기 부위다. 흔히 구이용으로 선호되는 삼겹살은 수육으로 만들었을 때 지방의 고소함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기름기가 지나치게 많아 금방 물리는 단점이 있다. 반면 앞다리살(전지)은 삼겹살 대비 가격이 40~50%가량 저렴하다. 흔히 찌개용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수육용으로 적당히 지방이 섞인 덩어리 고기를 고르면 삼겹살보다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1kg에 1만 5천 원 안팎이면 성인 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굴의 경우, 대형마트의 포장굴보다는 가급적 전통시장이나 수산물 전문 매장의 '중량 굴'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1월은 굴의 수급이 가장 원활한 시기로, 봉지굴(200g)보다는 근 단위(400~600g)로 판매하는 굴이 단가 면에서 훨씬 저렴하다. 최근에는 산지 직송 온라인 몰이 발달해 남해안 통영 등지에서 당일 채취한 석화나 생굴을 택시비보다 싼 배송비로 받아볼 수 있다.
굴보쌈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됨)
집에서 요리할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돼지 잡내'와 '굴의 비린 맛'이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향신료 대신 기본에 충실할 것을 조언한다. 고기를 삶을 때는 찬물부터 고기를 넣는 것이 아니라, 물이 끓어오를 때 고기를 넣어야 육즙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이때 된장 한 큰술과 대파 뿌리, 양파 껍질 등 흔히 버려지는 채소 자투리만 넣어도 잡내의 80%는 잡힌다. 인스턴트 커피 가루 한 봉지는 고기의 색감을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만들어주는 시각적 팁이다.
시간 엄수도 중요하다. 강불에서 20분, 중불에서 20분을 삶은 뒤 반드시 불을 끄고 '뜸'을 들여야 한다. 10분간의 뜸 들이기 과정에서 고기 조직이 이완되며 수분을 머금어, 식었을 때도 퍽퍽하지 않은 수육이 완성된다.
겨울철 굴 섭취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식중독, 즉 노로바이러스다. 영하의 추위에도 생존력이 강한 노로바이러스는 소량만 섭취해도 구토, 설사, 복통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매 단계에서부터 '가열조리용'인지 '생식용'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굴 봉지에 '가열조리용'이라 적혀 있다면 절대로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굴 사진 / Kei Shooting-shutterstock.com
또한, 굴 세척 시 교차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굴을 씻은 손이나 조리 도구가 그대로 수육이나 쌈 채소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85℃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생굴보다는 굴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숙회' 형태로 보쌈에 곁들이는 것이 안전과 맛을 동시에 잡는 현명한 선택이다.
보쌈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곁들이는 무김치다. 식당에서 먹는 무김치는 집에서 만드는 일반 무생채와 식감부터 다르다. 비결은 '물엿'에 있다. 채 썰어 둔 무를 소금과 물엿을 섞어 1시간 정도 절이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무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식감이 꼬들꼬들해진다. 물기를 꽉 짜낸 뒤 고춧가루, 멸치액젓, 다진 마늘, 설탕으로 버무리면 식당 특유의 오독거리는 식감을 재현할 수 있다.
무 김치 사진 / becky's-shutterstock.com
집에서 준비하는 굴보쌈은 외식 대비 비용 효율이 매우 높다. 앞다리살 1kg(1만 5천 원), 생굴 400g(1만 원), 알배기 배추와 무 등 채소류(7천 원)를 합산하면 총비용은 3만 원 초반대다. 이는 식당에서 동일 중량을 섭취할 때 발생하는 약 7만 원 이상의 비용과 비교해 5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남은 식재료의 활용도도 높다. 남은 수육은 찌개나 덮밥용으로, 남은 굴은 국밥이나 굴전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식비 절감 효과는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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