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두바이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SNS를 필두로 거센 유행의 흐름이 된 두바이 열풍은 초콜릿부터 시작됐습니다. 초콜릿 하나에 5만원을 능가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못해 안달이었던 두바이의 인기가 이제는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로 옮겨갔습니다. 얇은 마시멜로 피 안에 바삭한 밀가루 면과 고소한 피스타치오가 어우러진 골프공 크기의 이 간식 역시 긴 줄을 기다리거나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과거 큰 화제를 모았던 ‘대만 카스테라’나 ‘탕후루’처럼 반짝인기를 끌다 사라질 신드롬이라 생각한 이들도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변주되며 인기를 이어가는 것을 보면 금방 식어버릴 단기 유행은 아닌 듯 보입니다. [TN 위클리 컬처]도 변화무쌍한 문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여러분의 일상에 재미와 깊이를 더해줄 인사이트를 지속해서 전달하겠습니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리겠습니다.
영화 굿 포츈
2026년, 행운이 필요하다면
현재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계신가요? 누구나 한 번쯤은 ‘금수저로 태어났으면’, ‘복권에 당첨됐으면’ 등 막연한 행운을 생각해본 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천사, 영혼 체인지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우리 인생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찾아왔습니다.
영화 <굿 포츈(good fortune)> 은 제목처럼 우리 곁의 ‘행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실 삶 전체를 생각해본다는 건, 물속을 걷는 것처럼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다행히 이 영화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코미디라는 경쾌한 화법으로 가볍게 풀어냈습니다. 굿>
특히 ‘액션 대가’ 키아누 리브스의 반가운 변신이 눈에 띕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액션 대신 조금은 엉뚱하고 인간미 넘치는 천사 ‘가브리엘’로 변신했는데요. ‘운전 중 문자 보내는 이들을 보호하는 천사’라는 독특한 담당의 가브리엘이 가난한 사람과 백만장자의 삶을 맞바꿔 놓은 대가로 인간이 되며 겪는 소동극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코미디언으로도 활동하는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웃음에 대한 재미를 보장하는데요. 극 중 노숙자 ‘아지’로도 등장하는 아지즈 안사리 감독은 스탠드업 공연 투어 중 나눈 택시 운전사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차에서 노숙하며 체육관에서 샤워하는 삶을 보냈던 운전사의 이야기에 미국 사회 노숙자 문제를 결합해 웃음 뒤에 가려진 묵직한 메시지를 완성해낸 것이죠.
영화의 생동감을 위해 배달일에까지 뛰어들었다던 아지즈 감독의 열정과 그의 오랜 코미디 경력 덕분에 뻔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색다름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행운에 대해 고민한 적 있는 누구라면 공감할 이야기, 영화 <굿 포츈> 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굿>
전시 신라한향
가장 한국적인 것, 가장 세계적인 것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죠. 지난 11월 [TN 위클리 컬처]에서 소개해드린 경주 전시에 이어 이번에도 가장 한국적이고도 전통적인 미학을 담은 전시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경주는 왕릉부터 문화재까지 그 자체로 천년의 세월을 품은 역사적 장소인데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경주 여행을 통해 고즈넉한 건축물과 특유의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위로와 치유를 얻곤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특별전 <신라한향> 역시 경주라는 지역이 가진 특성과 전통미를 극대화한 전시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신라한향>
전시는 거대한 수묵화부터 설치 작품까지 다양한데요. 그중에서도 금과 은박을 사용해 눈부신 아우라를 뿜어내는 김민 작가의 <다보여래 상주층명탑> 작품은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작품 앞에는 물이 담겨 있는 작은 수조 공간이 마련돼 있어 수조에 비친 탑의 형상을 바라볼 수 있는데요. 관객은 작품과 공간을 함께 경험하며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명상적인 체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투명하고 은은한 빛을 내뿜는 재생 유리를 사용해 현대적인 탑을 쌓아 올린 박선민 작가의 <시간의 연결성> 또한 인상적인데요. 전시 벽에는 거울이 놓여 있어 신비로운 작품의 아우라가 무한히 확장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한 대작들은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깊은 사유의 세계로 이끌어가죠. 시간의> 다보여래>
한국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신라의 유구한 역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이번 전시는 오는 4월 26일까지 경주시 솔거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많은 이들의 인생작, 공연으로 만나다
2001년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히죠. 어른이 돼서 다시 봐도 유치하거나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됐습니다. 그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 이번에는 실사 공연으로 돌아와 일본 프로덕션의 감동 그대로 한국 관객을 만납니다. 센과> 센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은 열살 소녀 ‘치히로’가 우연히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며 시작됩니다. 탐욕 때문에 돼지로 변해버린 부모님을 구하고 마녀 유바바가 지배하는 온천장에서 이름을 빼앗긴 채 살아남아야 하는 치히로. 그가 신비로운 소년 하쿠를 비롯한 기묘하고도 다정한 세계의 존재들과 만나며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성장의 과정이 생생한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센과>
원작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요괴, 여섯 개의 팔을 가진 가마 할아범 등 기묘한 존재들을 비롯해 온천장을 가득 채운 각종 신을 무대 실사화로 완벽히 구현했는데요. 섬세한 연출과 거대한 무대장치, 정교한 퍼펫(인형)과 무대 미술의 조화로 완성된 이번 공연은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와에이 리나 등 일본 오리지널 투어의 주요 배우들이 내한해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열연을 펼칩니다. 특히 원작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히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음악을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무대 위 판타지에 생생한 현장감을 더합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꿈같은 세계관을 눈과 귀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은 오는 3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센과>
최근 한 책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소비’하는 이유가 단순한 소유욕을 넘어 그 대상의 속성 자체를 닮고 싶기 때문이라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예컨대 조용하고 평온한 호텔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며칠 묵기 위함이 아니라 그 호텔이 지닌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닮고 싶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죠. 책에서는 주로 물건을 예로 들었지만 저는 우리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 걸 보면 아름다운 마음이 생긴다고 하죠. 예술로 마음이 풍족해지는 한 주가 되시길 바라며 다음 주에도 색다른 문화예술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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