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새해를 맞아 유통·식음료 업계를 둘러싼 정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납품 대금 지급 기한 단축을 위한 제도 개선이 본격 추진되는 가운데, 식품 표시 기준 강화와 친환경 포장재 의무 확대 등 주요 제도가 순차적으로 시행되면서 업계의 경영 전략과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대규모 유통업체의 납품 대금 지급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행 직매입 거래의 대금 지급 기한(법정 상한 60일)을 30일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회 제출을 추진 중이다. 납품업체가 대금을 보다 신속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래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제도 개선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등 플랫폼과 유통 채널 전반에서 불거진 대금 지급 불안 문제를 계기로 추진되고 있다.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 주요 유통업체의 직매입 거래 평균 대금 지급 기간은 △쿠팡 52.3일 △다이소 59.1일 △컬리 54.6일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제도 연착륙을 위해 법 공포 이후 1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식음료 업계는 올해부터 식품 표시 기준 강화에 따른 제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소비자 정보 제공을 확대하기 위해 가공식품 영양 표시 의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2단계 제도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일부 가공식품의 영양성분 표시 항목이 확대되고, 표시 방식도 보다 구체화된다.
식약처는 또 주류 협업 제품과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표시 기준을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반 식품과 유사한 상표나 용기 디자인을 활용한 주류 제품에 대해 주 표시면에 주류임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으며, 디카페인 커피는 잔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인 경우에만 디카페인 표시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 정책도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환경부는 연간 5000톤 이상 페트병을 사용하는 먹는샘물·비알코올 음료 제조사를 대상으로 무색 페트병에 재생 원료를 10%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 원료 사용 의무 대상을 연간 1000톤 이상 사용 업체로 확대하고, 의무 사용 비율도 30%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맞춰 관련 기업들도 규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재생 플라스틱을 100% 적용한 칠성사이다를 출시하며 친환경 패키징 전환에 나섰다. 500mL 제품을 시작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해 연간 약 2200톤 규모의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유통·식음료 산업 전반의 거래 관행과 상품 운영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경쟁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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