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자동차 산업이 저성장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실마리로 '로봇'이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로봇용 AI 칩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9일 발표했다. 로봇 최적화 솔루션과 공급망 안정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올해부터 로봇 탑재를 확대해 병원·호텔 등 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은 연평균 성장률이 2% 안팎에 그쳐 시장에서 성장이 완만한 산업으로 분류돼 왔다. 판매 증가 여력이 제한적이고 비용 부담이 큰 구조 탓에 기업 실적이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지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로봇이 완성차 기업의 성장 경로를 넓힐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업계는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에 확보한 '양산 체력'을 로봇 상용화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로봇 산업에서도 원재료 수급·가공부터 부품·시스템 제조, 원가·생산 관리 등 생산 능력을 비롯해 기존 생산시설, 밸류체인 활용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가 현재까지 축적해 온 공정 관리, 품질 시스템, 공급망 운영 역량은 로봇 양산으로도 그대로 이전될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로봇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주요 근거로 제시된다. 산업 현장에서 노동인구의 20%를 로봇이 대체하고 가정에서도 가구당 1대 수준으로 보급될 경우 전체 시장 규모가 자동차 산업의 2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자동차 수요가 완만한 증가세에 그치더라도 로봇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로봇 확산의 초기 무대로 자동차 공장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 생산라인은 작업 과정이 표준화돼 있고 정밀 조립 공정이 많아 자동화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로봇을 투입해 공정 효율을 개선할 여지가 많고 반복 검증과 학습을 통해 성능을 빠르게 고도화하기에도 적합하다. 로봇 상업화가 기술 시연을 넘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동차 공장이 중요한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로봇이 자동차 기업의 실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개발과 설비 투자 부담이 크고 납품과 운영 과정에서 성능, 비용 등 변수가 드러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업계는 완성차 업체들이 로봇으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원가를 낮추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로봇 판매·운영 서비스라는 신규 매출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로봇이 생산성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하고 매출 비중 확대가 로봇 산업 실적의 핵심 분기점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이를 대량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조 역량과 공급망에 달려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쌓아온 공정·품질·생산 관리 역량이 로봇 상용화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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