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MORPG 강자이자 글로벌 게임 기업이다.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 게임사의 초석을 다진 이후에도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 도전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2025년은 리니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정과 실험이 본격화된 해였고, '아이온2'를 기점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과 체질 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엔씨소프트의 2025년을 정리하고, 2026년을 기상도로 전망해본다.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1997년 설립 이후 MMORPG 장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으로 이어지는 장기 흥행 IP는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며 회사 매출의 근간 역할을 해왔다. 다만 모바일 MMORPG 중심 구조가 장기화되며 성장 한계와 변동성 문제가 함께 제기됐고, 엔씨소프트는 최근 몇 년간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해 왔다.
2025년 엔씨소프트의 전략은 외형 확장보다 선택과 집중에 가까웠다. 내부 구조 조정과 비용 효율화, 핵심 IP 재정비를 병행하며 다음 성장 국면을 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 2025년 분석
엔씨소프트의 2025년 실적은 분기별로 다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분기에는 매출 약 3600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기록하며 소폭 흑자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감소했으나, 비용 통제 효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했다.
2분기에는 매출 약 3820억 원, 영업이익 151억 원으로 개선세가 나타났다.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안정적인 운영과 일부 지역 확장 효과가 반영됐다. 3분기에는 매출 약 3600억 원, 영업손실 약 75억 원을 기록했다. 이 시기 영업 손실에는 인력 구조 조정에 따른 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반면 순이익은 자산 매각 효과로 흑자를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2025년 실적은 성장보다 체질 정비의 성격이 강했다. 비용 구조를 정리하고, 신작 출시에 앞서 손익 구조를 재정렬하는 과정이 실적에 반영된 해로 정리된다.
2025년 엔씨소프트의 가장 큰 전환점은 단연 '아이온2'였다. 11월 19일 한국과 대만에 출시된 '아이온2'는 기존 '아이온' IP를 계승하면서도 언리얼 엔진 기반의 재구성과 PC 중심 구조를 전면에 내세운 MMORPG다.
출시 이후 '아이온2'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PC 플랫폼 중심 결제 구조와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은 엔씨소프트가 기존 모바일 중심 과금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PC 결제 비중이 높은 구조는 플랫폼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아이온2'는 2025년 하반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 중 하나였다. 다만 관심은 기대뿐 아니라 출시 직후 불거진 논란과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도 집중됐다.
서버 대기열이나 어비스 포인트 어뷰징, 매크로 등 다양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개발진은 연속적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조사 결과와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일부 비정상 플레이 사례에 대해서는 조사 기준과 제재 원칙을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11월 말 진행된 긴급 점검에서는 비정상 플레이 사례에 대한 조사 결과와 제재 기준이 상세히 공개됐고, 구조적 문제를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보상 정책과 시스템 조정을 병행하며 서비스 안정화 작업도 이어졌다.
출시 이후 '아이온2' 개발진은 매주 정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업데이트 프리뷰, 클래스 케어, Q&A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파티 방송에는 약 7만 명의 시청자가 참여했고, 신년 기념 방송에서는 2시간이 넘는 라이브를 통해 이용자와 직접 소통했다.
'아이온2'는 출시 초기 논란과 반복적인 소통이 함께 기록된 사례다. 라이브 서비스 MMORPG에서 개발진의 대응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이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 회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첫 시험으로 남았다.
◇ 신작 라인업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이후의 성장을 특정 IP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에는 슈터, 서브컬처, 모바일 캐주얼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개발 및 퍼블리싱 전략을 정비했다.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더시티', 서브컬처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서바이벌 슈터 '타임 테이커즈'는 이러한 방향성을 대표하는 라인업이다. 이들 작품은 자체 개발과 외부 스튜디오 협업을 병행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준비되고 있다.
대표적인 자체 개발작은 빅파이어게임즈가 개발 중인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더시티다. 신더시티는 AAA급 내러티브를 전면에 내세운 멀티플레이 기반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장르를 지향한다.
이 작품은 23세기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하며, 코엑스와 봉은사 등 실제 지형을 3D 측량과 스캔 기술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상 탈것과 항공 이동, 헬리콥터 전투 등 입체적인 이동 구조를 갖췄고 RPG 요소를 결합한 루터 슈터 방식의 성장 시스템을 채택했다.
지스타 2025 시연 버전에서는 높은 조준 난이도와 빠른 무기 교체, 아이템 관리가 요구되는 하드코어 전투 설계가 강조됐다. 일반적인 슈팅 게임과 달리 근접 무기 소모 구조, 보스 패턴 파훼 중심 설계 등을 통해 숙련도 기반 플레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엔씨가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평가받아온 PC·콘솔 슈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상징적인 타이틀로, 글로벌 동시 출시를 통해 북미와 유럽 콘솔 시장 공략을 노린다.
슈터 라인업의 또 다른 축은 미스틸게임즈가 개발하고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타임 테이커즈'다. '타임 테이커즈'는 시간 개념을 전투 규칙에 직접 결합한 팀 기반 서바이벌 슈터다. 전투 중 '타임 에너지'를 자원으로 활용해 생존과 공격, 전략 선택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를 갖췄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스킬과 서사를 지니며, 무기와 아이템 조합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달라진다.
게임은 시간 조작과 다중우주적 설정을 결합한 SF 서사를 기반으로 하며, 시네마틱 컷신과 실제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플레이어는 ‘타임 에너지’를 확보해 팀을 유지하며 전투 구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무기·아이템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다. 전투는 빠른 템포의 3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며, 히어로별 능력 조합이 전황을 바꾸는 팀 서바이벌 형식이다.
엔씨소프트는 애니메이션풍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통해 서브컬처 장르에서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작품은 실시간 태그 전투와 속도감 있는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다.
감각적 연출과 서브컬처 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도쿄게임쇼, 파리 게임 위크, AGF 2025 등 주요 국제 행사에서 시연되어 주목받았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연출과 컷신이 강점이며 전투 시스템은 조작 숙련도에 따라 체감이 달라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게임은 실시간 액션 전투를 기반으로 하고 각 캐릭터 고유의 스킬과 연계 시스템을 활용한 ‘헌팅 액션’을 특징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팀을 구성해 다양한 보스 몬스터와 협력 또는 솔로 전투를 벌이게 되며, 캐릭터 성장과 장비 수집 요소가 함께 포함된다. 엔씨는 기존 MMORPG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액션성과 연출을 앞세운 서브컬처 게임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차세대 MMORPG로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흥행 IP '호라이즌'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이 작품은 원작의 헌팅 액션과 파티 플레이를 MMORPG 구조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기계 수렵'을 핵심 콘셉트로 삼아 팀워크와 전술적 전투를 강조하며, PvE 중심 콘텐츠와 한국형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월 정액제로 운영되는 '리니지 클래식'이 돌아올 예정이며, 아이온 IP와 관련해서는 '아이온 모바일'이 준비 중이다. 또한 아이온2의 글로벌 확장 역시 준비되고 있다.
이들 신작 라인업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실질적인 변화의 결과물이다.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을 병행하는 구조, 장르 분산 전략,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한 기획은 2026년 이후 엔씨소프트의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 2026년 종합전망
2026년 엔씨소프트의 기상도는 '흐림에서 점차 맑음으로 이동하는 국면'으로 정리된다. 2025년이 구조 조정과 준비의 해였다면, 2026년은 그 선택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시기다.
'아이온2'의 글로벌 확장 성과, 장르 다변화 신작들의 시장 안착 여부, 비용 구조 개선 효과가 맞물릴 경우 실적 반등의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경쟁 심화와 신작 성과의 편차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엔씨소프트는 전통적인 MMORPG 강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글로벌 게임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26년은 그 변화가 수치와 성과로 증명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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