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에 붙던 관세가 올해부터 완전히 사라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매년 조금씩 낮아져 오던 관세가 14년 만에 ‘0%’에 도달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외식 물가와 육류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소비자 체감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정육 코너를 살펴보면 미국산 소고기는 이미 수입육 시장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가격 경쟁력과 비교적 안정된 공급량 덕분에 일상 소비용으로 선택하는 가정도 많다.
14년 만에 무관세 전환된 '미국산 소고기'
1월 1일부터 미국산 소고기에 부과되던 관세가 0%로 조정됐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당시 37.3%에 달했던 관세율은 이후 매년 일정 폭으로 낮아져 왔다. 지난해까지는 부위와 수입 방식에 따라 1%대에서 4%대 관세가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모든 미국산 소고기가 무관세 품목으로 들어온다. 협정 발효 이후 14년 만에 이뤄진 변화다.
미국산 소고기는 이미 국내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미국산 소고기 물량은 21만 톤을 넘겼고, 전체 수입 소고기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했다. 대형 마트와 외식업계에서 미국산 소고기 취급 비율이 높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관세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 사이에서는 가격 변동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거론됐다. 수입 단계에서 붙던 세금이 없어지면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실제 매대 가격은 관세 하나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환율과 현지 생산 여건, 물류비까지 함께 반영되는 구조다.
환율 변수 속에서도 가격 부담 완화 여지
관세가 사라졌다고 해서 가격이 곧바로 내려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건은 이전보다 나아졌다. 한동안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입업체의 달러 결제 부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산 소고기 도매가격이 상승 흐름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관세 철폐로 줄어든 비용이 누적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이 안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이러한 변화가 점차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고기뿐 아니다…45개 농축산물 무관세 전환
이번 조치는 미국산 소고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우유와 치즈, 신선란을 비롯해 감귤, 호두, 땅콩, 마늘, 양파 등 미국산 농축산물 45개 품목이 모두 무관세 대상이 됐다. 이들 품목 역시 FTA 발효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낮아져 왔다.
수입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품목에 따라 할인 행사나 공급 확대 같은 움직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품목별 유통 구조와 수급 상황에 따라 체감 정도는 다르겠지만, 소비자로서는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장바구니 부담이 쉽게 줄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관세 철폐가 시장에 어떤 변화를 더 할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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