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삼성’ 재건한 이재용 회장…분기 영업익 20조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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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삼성’ 재건한 이재용 회장…분기 영업익 20조 시대 열다

한스경제 2026-01-09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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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반도체 이미지. 삼성이 기술 전환과 함께 한국 기업 역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기록을 기록했다./ChatGPT 생성 이미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반도체 이미지. 삼성이 기술 전환과 함께 한국 기업 역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기록했다./ChatGPT 생성 이미지.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하며 한국 산업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산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반도체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적 선택이 결실을 맺었고 위기 국면에서 반전을 꾀한 이재용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실적으로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7%, 영업이익은 208.2% 급증했다. 2018년 3분기 이후 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물론 한국 기업 가운데 단일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다.

◆ HBM이 실적 바꿨다…DS 부문이 만든 극적인 '턴어라운드'

이번 기록의 중심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있다. 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16조~17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불과 한 분기 전 7조원 수준에서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AI 서버용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에 본격 공급되며 매출과 수익성에 동시에 기여했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실적 회복을 가속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극적 반전’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2023년 DS 부문에서만 14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24년 초까지도 업황 부진과 경쟁 심화 속에서 반등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감산 기조 유지, 공정 전환 속도 조절, HBM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되찾았다. DDR4 가격이 1년 새 수 배 급등한 것은 이러한 전략 변화의 결과물이다.

◆ ‘기술의 삼성’으로 방향 전환…'이재용 리더십' 실질적 성과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순한 업황 반등 이상의 의미로 해석한다.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 변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다. 2024년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된 이후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 재정비에 속도를 냈다. DS 부문 최고경영자 교체, 기술 중심 인사 재편, 사업지원 조직의 역할 조정 등은 ‘재무 안정’보다 ‘기술 경쟁력 회복’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 이재용 회장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의사결정 속도와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재무 안정’보다 ‘기술 경쟁력 회복’을 앞세운 판단이 실적으로 증명된 사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 강화는 이번 실적의 숨은 동력으로 꼽힌다. 이 회장이 직접 실리콘밸리와 주요 기술 거점을 오가며 빅테크 최고경영자들과 접촉을 늘린 이후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협력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단순 공급 관계를 넘어 중장기 로드맵을 공유하는 ‘전략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행보다. AI 시대 반도체 경쟁이 기술력과 신뢰,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력 사업 외 부문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십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1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주요 글로벌 고객사의 신제품 효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전장 수요 확대에 힘입어 인수 이후 최대 수준의 연간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과제도 있다. 가전과 TV를 담당하는 사업부는 원가 부담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지난 이후에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면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프리미엄 전략의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20조원 분기 영업이익은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AI 시대에 맞춰 사업 구조를 재정렬한 결과로 봐야 한다”며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전략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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