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임기 내 선진지수 편입 추진·시장 변동성 줄여
외환·자본시장 대폭 개편…외국인 개미, 스마트폰으로 코스피 투자 유도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안채원 기자 = 한국 증시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제대로 평가받도록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시장(DM) 지수 편입을 추진한다.
외환·자본 시스템을 대폭 개편해 세계 시장에서 국가경제 수준에 걸맞은 투자처로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나아가 원화 국제화의 주춧돌로 삼는다.
국제금융·외환 변동성으로 생기는 리스크의 영향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에 편입이 결정되고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MSCI 선진 지수 추종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 MSCI 편입 로드맵 발표…코리아 프리미엄 실현해 변동성 줄인다
정부는 9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관계 기관과 협의해 공개했다.
MSCI는 세계 주요 증시를 매년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 등 크게 네 그룹으로 분류한다. MSCI 선진 지수는 이 가운데 선진시장의 대표적인 상장 종목을 모아 산출한 글로벌 주가지수다.
한국 증시는 1992년 신흥시장에 편입됐다. 2008년에 선진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으나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경제발전 단계, 시장 규모·유동성 측면에서 선진시장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시장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 때문에 선진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채 여전히 신흥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작년 6월 발표한 분류를 기준으로 미국·캐나다·독일·영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23개 국가·도시가 선진시장으로, 한국·대만·중국·인도·필리핀·터키·UAE·멕시코 등 24곳이 신흥시장으로 구분돼 있다.
정부는 현재의 분류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나 세계 경제에서의 위상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선진지수로 등급 상향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제 투자 시장에서 한국의 매력이 발현되도록 국정과제로 외환·자본시장을 혁신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9월 25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자본 시장에 투자하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걱정하지 않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MSCI 선진지수 편입 의지를 표명했다.
MSCI 선진 지수 편입은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투자 수요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당국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 접근하기 쉽게 하고 국내 자본 시장의 매력을 향상하는 과정에서 MSCI 선진 지수 편입도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SCI 선진 지수 편입의 효과에 대해서는 기관별로 다소 엇갈리는 측면이 있으나, 글로벌 투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한국 주가나 외환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는 경우에는 한국 증시가 현재처럼 신흥시장으로 편입돼 있을 때보다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당국은 예상한다.
◇ 외환시장 24시간 연다…국제 수준에 맞게 시장·제도 개편
정부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거래 및 증권 투자 제도와 시장 기반 시설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편하고 해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8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제도를 손질한다.
우선 외환시장을 24시간 열고,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울러 국내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스마트폰으로 거래하듯이 외국 개인 투자자들도 간편하게 현지 금융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한다.
외국 법인의 실명 확인 절차를 개선해 계좌 개설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인다.
앞서 MSCI가 주목했거나 미흡하다고 평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편한다.
무차입공매도 실시간 적발 시스템(NSDS) 참여자는 중복으로 감리 자료를 제출하지 않도록 보고 의무를 면제한다. 작년 3월 NSDS를 도입해 "규제 및 기술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우려를 해소한다는 차원이다.
기업의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 보장을 강화한다. 올해 영문 공시 대상기업과 항목을 확대하고 제출 기한도 단축한다.
내년 3월부터는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영문 공시 의무를 넓히고 일정 기준을 넘기는 코스닥 상장사도 의무화를 검토한다. 영문 공시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줄이도록 번역을 지원하고 관련 플랫폼을 운영한다.
또 장외 거래 사후 신고 범위를 늘리는 등 현물 이체나 장외 거래의 제약 요인을 해소하고 투자자가 배당 예상금을 알 수 있게 기업에 배당 절차 개선을 독려한다.
◇ 이르면 내년에 MSCI 선진지수 편입 결정…"원화 국제화 첫걸음"
일련의 대응이 효과적으로 진행되면 올해 6월 발표되는 MSCI의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올라가고 내년 6월에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이 결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실제 편입이 반영되는 2028년쯤 지수 추종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이 대통령의 임기 중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MSCI의 발표에 의하면 추종 자금 규모는 2024년 6월 기준 15조달러 수준이며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약 16조5천억달러에 달해 선진 지수 편입에 따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예전 골드만삭스는 약 400억달러 이상이 (한국에) 들어온다고 보기도 했다"면서 "연구 기관별로 추정한 것이 있지만 기계적으로 여러 가정을 세워서 한 것이고 우리는 파생되는 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이 신흥시장 지수에서 선진지수로 옮겨가면 비중이 줄어들어 기대한 만큼의 자금 유입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흥국에서는 한국이 선두 쪽이라서 그만큼 주목받았지만, 선진국으로 분류하면 그런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투자금 자체보다 선진지수 편입이 주는 상징적인 효과나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원화 국제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고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지니게 될 의미를 강조했다.
세계 10대 무역 대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2024년 기준 한국 무역 거래에서 원화 결제 비중은 수입 6.3%, 수출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제 거래에서 원화 사용이 늘어나면 환 헤지 비용이 축소하고 수출입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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