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룰’이 뭐길래…자동차보험 제도 개편 둘러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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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룰’이 뭐길래…자동차보험 제도 개편 둘러싼 논란

투데이신문 2026-01-09 13:48: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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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 기간을 둘러싼 제도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보험업계와 의료 현장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불필요한 장기 치료 관행을 관리해 보험금 누수를 줄이겠다는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제도 적용 방식에 대한 안내와 해석이 엇갈리며 현장 혼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경상환자의 치료 기간이 8주를 초과할 경우, 해당 치료비에 대해 보험금 지급의 적정성을 별도 심사를 통해 판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내달 8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3월 1일부터 기준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은 이른바 ‘8주 룰’로 불리지만, 치료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라기보다는 장기 치료가 이어지는 사례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에 가깝다. 다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해당 기준이 ‘치료 제한’으로 오인되며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손해율 관리에서 출발한 ‘8주 초과 심사’ 기준

금융당국이 8주 룰을 도입한 배경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한다.자동차보험은 중대 사고보다 경상 사고에서 발생하는 다수의 소액 치료비 누적이 손해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특히 단순 염좌나 타박상 등 비교적 경미한 사고임에도 통원 치료가 수개월간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보험금 지급의 합리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돼 왔다.

기존 제도에서는 사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더라도 의료기관이 치료 필요성을 인정하는 진단서를 제출하면 보험금 지급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치료 필요성과 무관하게 장기 치료가 관행처럼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다수의 경상환자가 사고 후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치료를 종료한다는 점을 감안해, 일정 기간을 초과하는 치료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 절차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주를 기준으로, 이를 넘는 치료에 대해서는 적정성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관리 체계가 제시됐다.

금융당국은 이 기준이 치료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 치료의 필요성을 점검하기 위한 절차적 장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8주라는 기간 설정 자체가 현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작동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치료 제한’인가 ‘심사 기준’인가…엇갈린 해석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은 보험사와 의료기관, 소비자 간 제도 인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보험사 콜센터와 손해사정 현장에서는 8주 이후 치료가 가능한지심사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진행하는지, 심사 결과에 따라 환자 부담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별로 안내 문구와 설명 방식이 서로 다른 점도 혼선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의료 현장에서도 8주 초과 치료가 곧바로 보험금 지급 거절로 이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개별 사례별 판단 대상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환자 상담 과정에서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의계의 반발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 교통사고 환자 치료는 한의 의료기관에서 중요한 진료 영역으로 자리 잡아 온 만큼, 제도 변화가 진료 환경과 수익 구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보험업계 역시 장기 치료 관행 관리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시행 초기 제도 오인으로 민원과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은 특정 집단 이해관계 충돌을 넘어, 제도 설계와 커뮤니케이션 간극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선행돼야 할 점은 제도의 취지와 적용 방식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라며 “이 점이 간과된다면 자칫 소비자는 이를 치료 제한으로 받아들이고, 의료 현장은 행정 개입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재 전주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8주 룰은 불필요한 장기 치료 관행을 줄이고 보험금 누수를 관리하기 위한 제도로,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인하를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면서도 “다만 경상환자에게 ‘8주까지는 괜찮다’는 기준으로 인식될 경우, 제도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 과정에서 소비자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에 따른 혼선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보험사의 적극적인 고지와 예외적 상황에 대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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