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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라 데뷔 소속사와 7년 계약을 맺는다. 계약 기간 종료 이후 재계약 대신 새 출발을 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최근에는 기획사들의 경영 악화, 사업 축소 등으로 인해 계약 종료가 한참 남았음에도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가 다른 기획사로 이관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이적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신인 유스피어, 데뷔 7개월 만에 이적
지난 6일에는 W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6월 론칭한 유스피어가 불과 데뷔 7개월 만에 둥지를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유스피어의 새 소속사는 MW엔터테인먼트. W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이자 보이그룹 B1A4와 걸그룹 오마이걸을 키워낸 이원민 대표가 새롭게 설립한 기획사다.
사연은 이렇다. 앞서 이원민 대표는 지난해 8월 최대주주가 RBW로 바뀐 상태인 W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유스피어 입장에서는 데뷔 두 달 만에 자신들을 키워낸 제작자와 결별하게 됐고, 이에 팀의 미래에 대한 팬들의 우려 목소리가 컸다. 실제로 유스피어는 데뷔 앨범을 낸 뒤 반년 넘게 신곡을 내지 못했다.
다행히 RBW와 MW엔터테인먼트 간 협의가 원만히 마무리되면서 유스피어는 다시 컴백 준비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유스피어는 이원민 대표가 오마이걸 이후 약 10년 만에 론칭한 새 걸그룹이다. 이원민 대표는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그룹인 만큼 유스피어 전속 계약권 및 상표권 양도를 추진했다.
MW엔터테인먼트는 유스피어의 올 상반기 컴백과 신인 보이그룹 론칭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원민 대표는 “음악성은 물론 실력과 인성까지 두루 겸비한, 새로운 K팝 스타의 탄생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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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보유 하이키, 4년 차에 새 출발
앞서 걸그룹 하이키는 데뷔 당시 몸담았던 GLG(그랜드라인그룹)가 사업을 축소하면서 지난 7월 초이크리에이티브랩으로 소속사를 옮겼다.
하이키는 2022년 1월 데뷔해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히트곡으로 만들어낸 그룹이다. 지난해 발표한 서머송 ‘여름이었다’로도 음원 차트에서 호성적을 냈다. 하지만 음반 파워가 약해 소속사가 흑자를 내긴 어려웠다. 활동 4년 차에 둥지를 옮기게 된 배경은 여기에 있다.
새 둥지를 찾은 하이키는 지난 4일 윈터송 스타일 신곡 ‘세상은 영화 같지 않더라’를 냈다. 데뷔 4주년 기념곡이자 새 둥지에서 발표한 첫 곡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신곡은 ‘여름이었다’로 함께한 프로듀서 시우(SIU)와 다시 손잡고 만들었다. 초이크리에이티브랩은 “하이키는 팀 특유의 색깔을 담은 신곡으로 음악적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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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설렘’ 클라씨도 새 둥지서 컴백
지난해 11월에는 2022년 종영한 MBC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 데뷔조인 걸그룹 클라씨가 기존 소속사 M25를 떠나 K타이거즈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당시 K타이거즈엔터테인먼트는 “미팅을 통해 팀과 각 멤버의 잠재력을 명확히 느꼈다. 멤버들 모두 무대에 대한 갈망과 열정도 가득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활동 공백기가 길었던 클라씨는 올 상반기 중 신곡을 발표하고 컴백할 예정이다.
아이돌 그룹은 데뷔 직후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활동 연차가 쌓일수록 신선도 측면에서 불리해지는 만큼, 이미 데뷔한 팀을 다시 붐업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다. 이 때문에 기존 데뷔 팀을 영입하는 선택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안창범 케이타이거즈엔터테인먼트 대표는 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수년간 쌓아온 활동 경험과 K팝 아티스트로서의 프로다운 태도를 갖춘 만큼, 팀의 강점을 정확히 짚어낸 프로듀싱과 음악을 만난다면 활동 연차가 쌓인 팀들도 새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클라씨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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