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에 웃은 11월 경상수지…서비스·소득은 여전히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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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효과에 웃은 11월 경상수지…서비스·소득은 여전히 부담

폴리뉴스 2026-01-09 11:54:34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다시 힘을 내면서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흑자 구조를 뜯어보면 특정 품목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중장기적 과제도 함께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12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로, 11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흑자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1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누적 기준으로도 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18억달러를 넘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이상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흑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흑자의 핵심 동력은 단연 상품수지다. 11월 상품수지는 133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7배 이상 확대됐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이자, 11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수출은 600억달러를 웃돌며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이 두 자릿수 후반대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승용차와 컴퓨터 주변기기 등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정보기술(IT) 품목의 회복이 두드러지면서 전체 수출 구조가 다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난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는 다소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의 통상 환경 변화와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원유와 가스, 석유제품 등 원자재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금 수입이 급증하면서 소비재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은 수치 이면의 구조적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를 제외할 경우 전체 무역 흐름은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주력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11월 서비스수지는 27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전월보다 다소 줄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축소됐다. 해외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를 일부 상쇄했다.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가 동시에 늘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 이동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를 두고 "단기 성과와 구조적 과제가 동시에 확인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경상수지를 빠르게 끌어올렸지만, 비IT 부문과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없이는 흑자 지속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역시 향후 흐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주요국 경기 둔화 가능성, 특정 품목 의존 구조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무역수지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어디까지 확산될지가 향후 한국 경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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