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그룹
[프라임경제] 대규모 기부를 앞세워 '착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온 부영그룹이 하도급 대금 미지급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사태가 잇따르면서, 그동안 강조해 온 사회공헌 행보와 실제 경영 관행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2월15일 하청 노동자 임금체불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부영주택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이는 부영주택이 맡긴 건물 재보수 공사 과정에서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었고, 전남 나주와 강원 원주에서 고공농성까지 벌어진 데 따른 조치다.
문제의 발단은 부영주택이 자체 감사 등을 이유로 하도급업체에 도급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하도급업체의 자금 흐름이 막혔고, 결국 해당 업체 소속 노동자들까지 임금체불에 내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는 사실관계 확인 직후 근로기준법 제44조를 근거로, 도급인의 연대 책임 가능성이 크다며 부영주택에 대금 지급을 경고했다. 아울러 유사한 사례가 전국 다른 현장에서도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본사 차원의 기획감독을 결정했다.
업계에선 건설 경기 침체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공사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영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중근 회장의 '통 큰 기부'가 대외적으로 집중 조명돼 온 만큼, 하청 노동자 임금체불 문제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영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이미 정리된 문제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해당 임금체불 건은 현재 더 이상 진행 중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추가로 설명할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본사 차원의 기획감독에 착수한 데다, 하도급 대금 지급 지연이 원인이 돼 노동자들의 임금체불과 고공농성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이 개인적으로 거액을 기부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사실상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하도급 근로자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은 대중의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영주택의 하도급 관련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광주·전남혁신도시 아파트 건설 공사 등 26개 현장에서 131개 하도급업체에 총 5억2800만원의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과징금 4억52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당시에도 정산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 지급 기한을 넘겨 대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 화성시 아파트 신축 공사 과정에서는 최저가 경쟁입찰로 하청업체를 선정한 뒤 추가 협상을 통해 계약 금액을 낮춘 사실이 드러나 하도급법 위반으로 1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반복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하도급 대금 지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에스크로 계좌 도입 등 실질적인 개선책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행정 착오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원청이 정당하게 대금을 지급했음에도 하도급업체가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원청의 책임은 제한될 수 있지만, 애초에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하도급업체의 파산 등으로 임금 지급이 불가능해졌다면 원청 역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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