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다룬 미 할리우드 스타일의 폭력 영화 ‘대결의 낮과 밤’이 지난 3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NK NEWS)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대결의 낮과 밤’은 지난해 북한 극장에서 처음 공개돼 평양국제영화제에서 3개 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에 처음 TV에서 방영됐다.
북한의 4·25영화촬영소가 제작한 영화로 김일성 암살 시도를 다룬 2022년 영화 ‘하루 낮 하루밤’의 후속작이다.
김일성 사후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대결의 낮과 밤’은 검사 김성재가 살인 사건을 수사하지만 막상 범인이 김성재 검사라는 설정으로 돼 있다.
김성재가 전작 영화에서 김일성 암살 시도를 했던 범인의 아들 리태을로 정체를 숨기며 살아왔으며 아버지를 본받아 김정일을 열차 폭파로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내용이다.
열차 폭파라는 에피소드는 2004년 평안북도 룡천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열차 폭발 사건에서 따온 것이다.
중국 방문에서 돌아오는 김정일 열차가 역을 통화한 지 몇 시간 만에 발생한 사건으로 질산암모늄과 연료 탱크를 실은 열차가 전선과 접촉해 폭발하면서 154명이 사망하고 1300명 이상이 부상을 입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었다.
북한은 이 사건이 김정일 암살 시도인 것으로 보고 대대적으로 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암살 시도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리태을이 해외로 탈출했으며 그의 후손이 북한에 돌아와 2024년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암살 위협이 3세대에 걸쳐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후속 영화도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결의 낮과 밤’은 전편 ‘하루 낮 하루 밤’과 마찬가지로 노골적인 폭력 장면과 사회 병폐를 이례적으로 솔직하게 묘사한 점이 두드러진다.
리가 자신의 아내를 ‘오빠’라고 부르는 장면은 특히 북한이 법으로 금지한 남한식 용어 사용이다. 이는 리가 남한의 조종을 받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영화는 리가 저지르는 각종 폭력행위를 묘사하면서 잔혹한 영상을 적나라하게 노출한다. 특히 열차 위에서 벌어지는 격투, 자동차 추격전, 폭발 장면 등 강렬한 액션 장면들로 가득해 할리우드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북한 영화들이 외부 매체에 노출된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서사 방식을 채용하는 최근 북한 영화 흐름을 반영한다.
영화는 그러나 정치적 불충성이 유전되는 질병이며 적과의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체제 선전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