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의 1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 송금의 핵심 통신망인 글로벌 은행 간 금융 통신 협회(SWIFT)는 전 세계 17개 국가·지역의 32개 은행과 협력해 소액 해외송금을 즉시 입금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구축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의 부상으로 기존 은행 송금의 속도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송금 처리 지연 문제를 개선해 은행 송금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이번 논의에는 일본·미국·유럽·중동 지역의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며, 관련 협의는 이미 시작됐다. 실시간 송금 메커니즘은 이르면 2026년 출시될 예정이다. 참여 은행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포함된다. 일본 금융기관 가운데서는 현재 미즈호은행만 참여하고 있으나, 향후 확대가 예상된다.
32개 은행은 자금이 수취 은행에 도착하는 즉시 고객 계좌로 입금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공통 규칙을 마련할 방침이다. SWIFT의 기본 시스템을 대폭 개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각 은행은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기존에는 영업시간 외에 자금이 도착할 경우 다음 영업일에 입금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SWIFT는 이를 즉시 처리하도록 은행들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24시간 처리 체계 구축, 내부 시스템 개선, 인력 확충 등의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
즉시 결제가 가능한 송금 금액의 상한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기준은 1만 달러 수준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개인과 중소기업은 해외 송금이나 해외 대금 수령 시 지급기한 전에 입금되지 않는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SWIFT는 전 세계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한 국제 금융 인프라로, 200여 개 국가·지역, 1만1천 개 이상의 회원 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제 송금을 처리하지만, 실제 입금까지는 통상 하루 이상이 소요된다. 이는 송금 과정에서 여러 중개 은행을 거치고, 시차 및 수취 은행의 처리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SWIFT에 따르면 전체 송금 금액의 약 75%는 10분 이내에 수취 은행에 도달하지만, 전체 처리 시간의 약 80%는 SWIFT 시스템 외부, 즉 수취 은행의 내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 특히 비영업 시간에 도착한 자금은 입금이 다음 날 이후로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문제는 송금 수수료를 사전에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32개 은행은 송금 전 수수료를 확정해 앱 등을 통해 미리 안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수수료 수준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국제 송금 시장에서는 영국 핀테크 기업 Wise가 저비용·즉시 결제 서비스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 4~9월 Wise의 송금 규모는 849억 파운드(약 1,145억 달러)에 달했다. SWIFT는 2023년 Wise와 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핀테크 확산으로 기존 시스템의 불편함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역시 저비용 국제 송금과 즉시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관련 법제도도 정비 중이다. 일본 역시 지난해 10월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를 발행했다.
SWI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교환·송금을 실험하고 있으나, 광범위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번 ‘즉시 입금’ 메커니즘은 시스템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규칙 개선만으로 조기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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