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깎은 예산, 국회서 부활…이혜훈, '감액 도루묵'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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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깎은 예산, 국회서 부활…이혜훈, '감액 도루묵' 막을까

이데일리 2026-01-09 05: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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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27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예산이 되살아난 사업들이 확인됐다.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으로 지명된 이혜훈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해 민생·성장에 투자하겠단 구상을 밝혔으나, 국회를 거치면 ‘도루묵’이 되는 지출 구조조정의 문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 정부는 깎고, 국회는 지역 나눠먹기 ‘증액’

8일 이데일리가 각 부처의 지출 구조조정 사업과 국회를 통과한 올해 예산을 비교해보니 정부의 감액 사업이 국회에서 증액된 사례들이 나왔다.

대표적인 건 교육부의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사업이다. 국가장학금Ⅰ유형 사업은 정부가 992억원을 삭감한 2조 9369억원을 편성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474억원 증액됐다. 다자녀 유형 사업은 정부가 463억원을 깎아 1조 674억원을 편성했는데 역시 국회에서 232억원 늘어났다. 낮은 출생율에 따라 학령인구도 줄어들면서 정부는 ‘집행부진’을 이유로 국가장학금 예산을 구조조정했지만 감액한 금액의 절반 수준인 700억원가량이 증액됐다.

지역별로 ‘나눠먹기’식 증액이 이뤄진 경우도 눈에 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수질 및 수생태계 측정조사는 외부지적 등을 이유로 정부가 77억원을 깎았지만 부산 낙동강 하굿둑 상류 대저수문 등 개선사업(30억원), 서산시 잠홍저수지 친환경 호수조성 사업(31억원) 예산이 각각 늘어났다. 국가보훈부의 지방보훈회관 건립사업은 전년 예산 20억원에서 15억원을 삭감한 5억원만 편성했으나, 국회를 거치면서는 32억원으로 6배 넘게 늘었다. 인천(7억 5000만원), 충북 보은과 제주시(각 5억원), 대구 군위군과 남구·강원 정선·경북 상주·전남 광양·경남 양산(각 2억 5000만원) 등에서 일제히 예산이 늘었다. 야당 한 관계자는 “올해 지방선거가 있다 보니 지역에 치적 삼을 인프라 예산을 만드는 게 여야 모두 필요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행정안전부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원 예산은 정부가 8억원을 삭감한 72억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예산은 감액 규모보다 많은 10억원가량 늘었다.

◇ 3선 출신 이혜훈, ‘감액 도루묵’ 막을까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삭감 조정된 예산들을 감안하면 실제로 올해 예산에서 이뤄진 지출 구조조정이 당초 발표대로 27조원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의 후속 결과는 밝히지 않고 ‘역대 최대 규모’라는 자평만 이어가고 있다.

물론 국회에 예산 심의권이 있지만, 예산 감액과 달리 증액에 있어선 정부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부 스스로 ‘불요불급’하다고 판단해 지출 구조조정한 사업들에 대한 국회의 증액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 뒤 각 상임위원회부터 시작되는 과도한 증액 요구를 모두 방어할 수 없는 측면이 있고 국회의 지적이 옳아 받아들이는 때도 있다”고 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지난 6일 이 후보자와 전문가간담회에서 만나 ‘지출 구조조정은 만들어진 숫자’라고 지적했다”며 “지출 구조조정 사업이 공개되면서 검증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와 국회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혜훈 후보자는 취임 후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첫 출근길부터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확보해 민생과 성장을 위해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관문을 넘어 임명되더라도 올해처럼 ‘감액 예산의 원위치’ 사업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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