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최다기업 쿠팡…거래구조·시스템 돌아볼 필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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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최다기업 쿠팡…거래구조·시스템 돌아볼 필요 있다"

이데일리 2026-01-09 05: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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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하상렬 기자] “개별 기업 기준으로 보면 쿠팡이 분쟁조정 접수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입점 업체와의 분쟁도 함께 늘고 있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업무량 증가 속도는 상당합니다.”

최영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이 최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최영근(59) 한국공정거래조정원(조정원) 원장은 최근 서울 중구 남대문로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온라인플랫폼은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이해관계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입점업체 수가 많고 계약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분쟁 발생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정원은 하도급·가맹·유통·약관 등 공정거래 관련 분쟁을 법 집행 이전 단계에서 조정하는 기관으로,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의 피해 구제를 담당하고 있다.

조정원에 따르면 쿠팡을 상대로 한 분쟁조정 접수는 2023년 74건에서 지난해엔 약 190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작년에는 190건 중 공정거래 분야 분쟁이 18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온라인 플랫폼 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규 유형의 분쟁이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 원장은 “공정거래 분야는 하도급이나 가맹처럼 개별 법률로 규율되는 영역을 제외하고, 플랫폼 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 불공정거래 분쟁을 포괄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이 커지면서 기존 제도로는 명확히 재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분쟁들이 이 영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쿠팡을 대상으로 한 분쟁 증가를 곧바로 ‘갑질’로 해석하는 데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분쟁이 많다는 사실과 법 위반 여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사실관계 확인이나 거래 구조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된 분쟁도 상당수”라고 했다.

다만 대규모 플랫폼 기업일수록 분쟁 발생 여지를 사전에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원장은 “특정 회사의 책임으로만 단정하기보다는, 거래 구조와 시스템 전반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정원은 지난 2023년 쿠팡이 입점기간(16개월) 총 매출이 약 1200만원에 불과한 영세업체에 누적 광고비로 5억원가량을 청구한 분쟁조정 사건에서, 조정을 통해 광고비를 수백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춘 바 있다.

분쟁이 급증한 상황에서 조정원의 역할도 중요시되고 있다. 그는 “소송이나 공정위 법 집행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분쟁조정은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에게 단순한 중재를 넘어 실질적인 피해 회복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최영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이 최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최영근 원장과의 일문일답.

-쿠팡의 ‘광고비 분쟁’은 어떤 기준으로 조정이 이뤄졌나.

“입점업체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거래 지속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광고비가 실제 감내 가능한 수준을 크게 벗어났다고 판단했고, 광고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적정 수준으로 재산정하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쿠팡 측도 조정안을 받아들이면서 분쟁을 해결할 수 있었다.”

-거대플랫폼을 상대로 입점업체가 분쟁조정 신청 시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서 조정원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중소사업자를 위해 ‘찾아가는 분쟁조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조사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상담과 합의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년에만 약 200여건을 수행했다.”

-공정거래 분야의 분쟁이 특히 늘어난 배경은.

“디지털 경제의 발전으로 온라인 플랫폼 거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기존 제도로 명확히 재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분쟁들이 공정거래 분야로 유입되고 있다. 법 위반 여부와는 별개로, 거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분쟁 자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업(피심인)들은 반복적인 조정 신청이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민원이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조정원에 접수되는 민원 가운데 상당수는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가 정리된다. 신청 취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담당 조사관이 보완 요청을 통해 내용을 구체화하고, 그 과정에서 조정이 성립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도 한다.”

-악의적이거나 무리한 분쟁조정 신청 건은 어떻게 걸러내나.

“담당 조사관들이 공정거래법뿐만 아니라 민법, 대법원 판례까지 함께 검토한다. 이를 토대로 법 위반이 성립되기 어렵거나 조정 대상이 아닌 사안은 충분한 설명을 통해 걸러낸다. 이런 과정에서 신청인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조정안을 실제로 잘 따르는 편인가.

“100%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공공기관이 사실관계를 따져 제시한 조정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상당 부분 수용하는 편이다. 조정이 성립되면 법적으로는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분쟁조정이 기업과 중소사업자 모두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소송이나 공정위 법 집행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분쟁조정은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양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제도다. 갈등 비용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분쟁이 많다고 해서 모두 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갑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분쟁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회적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인데, 조정원은 앞으로 법 위반 여부를 따지기 이전 단계에서 분쟁을 정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최영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은…

△1966년 경북 경산 출생 △고려대 법학과 △행시 37회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조정관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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