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이 새해를 알리며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가 힘차게 열렸다. 언제나 새해를 맞이하며 모두가 들뜨고 설레는 마음이 생기고 나름대로 여러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매년 비슷한 마음과 목표이지만 이런 것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이며 기분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작년 한 해도 분명 새해가 있었고 어느새 연말이 돼 이렇게 또 다른 올해의 새해가 된 것이다. 특히 작년 한 해는 다양한 일들이 있었기에 올해 붉은 말의 새해는 모두에게 조금 더 특별할지 모른다.
붉은 새해의 태양이 무거웠거나 힘들었던 지난 일들을 타 태워주고 힘차게 앞을 향해 내달리는 말의 기상과 같이 올 한 해는 모든 인연이 자신의 자리에서 힘차게 일어나 바라는 일을 원만하게 이루는 시절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말은 잘 달리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말이 잘 달릴 수 있는 건 뒤의 땅을 박차고 나와 지금의 땅에 발을 잘 내딛고 다음의 땅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르침이 바로 말의 이 모습과 같다. 지나간 어제를 박차고 나와 지금의 오늘에 잘 이르러 다음의 내일을 향해 힘차게 자신이 나아가게 해야 한다. 지난 시간에 어려움과 문제가 있었더라도 지금도 그것에 얽매여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그렇다고 지난 일을 지우거나 잊어서도 안 된다. 지난 시간이 바로 오늘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간과 삶에 불만족스럽거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토대인 어제를 반성하고 그를 통해 오늘을 다시 이끌고 나아가야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 수 있다. 숭산 스님의 ‘오직 할 뿐’이라는 가르침과 같이 이제 오늘 이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오직 해야 한다. 그럼 그것을 하는 자신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백천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불교 선종의 화두가 있다. 어떤 수행과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더라도 마지막 그곳에서는 자신의 한 걸음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우리의 새해는 지난 수많은 해의 이어짐이다. 그 이어짐이 오늘의 백천간두를 이루고 있다. 백 척이나 되는 긴 장대의 끝은 매 찰나의 연속에서 계속 길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끝없이 그곳에 매달려 아래만 쳐다보며 두려워하고 있다. 얼마나 높은지 깊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곳에서 한 걸음 내딛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오직 그것을 할 수 있는 그 행동이 중요하다.
오늘이라 하더라도 어차피 잠시 후면 어제이고 내일은 오늘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새해의 여러 마음과 목표는 어느새 지난날의 추억이 돼 버릴 것이다. 올해만큼은 모든 순간의 삶을 살아보자.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그 밀도는 자신에 의해 달라진다.
2026년이라는 시간의 장대 끝에서 참된 자신의 의지로 붉은 말과 같이 힘차게 한 걸음 내디뎌 작년의 그 오늘과는 다른 올해의 진짜 이 오늘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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