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EU서 FTA 서명 안건 표결…농민들 "우리 의견 반영 안 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프랑스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8일(현지시간) 수도 파리까지 진입했다.
EU 회원국들이 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이번 FTA 서명 안건을 표결할 예정이라 이에 앞서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AFP,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농촌협동조합(CR) 소속 농민들의 트랙터가 이날 새벽 파리에 진입했다.
에펠탑 앞에는 농민 약 20명과 트랙터 약 10대가 집결했고 개선문 앞에도 약 10대의 트랙터가 모였으나 경찰에 포위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내무부는 트랙터 약 100대가 파리에 진입했으며 대부분은 수도 진입로에서 차단됐고 시내에 진입한 트랙터는 약 20대라고 집계했다.
트랙터 시위대는 파리로 이어지는 13번 고속도로 일부도 한때 차단했다.
CR의 베르트랑 방토 회장은 BFM TV에서 "우리는 파괴하러 온 게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하원 의장, 상원 의장 면담"이라며 정부와 의회가 농민들의 불만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토 회장은 또 "메르코수르는 이미 끝났다"면서 협정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농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진행될 모든 것은 허울일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단체는 오전 10시 하원 앞에서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으나 경찰청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려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은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출연해 "13번 고속도로를 차단하거나 국회 앞까지 진입하려는 시도는 불법"이라며 정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인 남미경제공동체로, EU와는 1999년 FTA 논의를 시작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EU 내 농업 국가들의 반대에 막혀 장기간 논의가 이뤄진 끝에 9일에서야 FTA 서명 안건을 두고 회원국 투표가 이뤄진다.
유럽 내 대표적 농업국가인 프랑스는 여전히 이 FTA에 반대하고 있다.
니콜라 포르시에 대외무역 담당 장관은 이날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나와 "메르코수르 협정에 찬성표를 던지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며 "프랑스의 축산업 같은 특정 농업 분야를 희생하거나 위험에 빠트리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거듭 정부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투표의 캐스팅보트를 쥔 이탈리아가 FTA 찬성으로 돌아서며 안건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s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