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검찰에 접수된 사건 가운데 3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장기미제’가 1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 지난해 3만7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피해자 구제가 늦어지고 분쟁·민원 장기화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등 민생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의 3개월 초과 장기미제 사건은 3만742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개월을 넘긴 사건도 1만4368건에 달했다.
장기미제는 수사권 조정 이후인 2021년부터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지난해 증가 폭이 특히 컸다. 2024년(1만8198건)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새 8배 이상 급증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만1008건에서 ▲2021년 4426건으로 줄었다가 ▲2022년 9268건 ▲2023년 1만4421건 ▲2024년 1만8198건에 이어 지난해 3만7천421건으로 치솟았다.
장기미제를 포함한 전체 미제사건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미제사건은 9만6256건으로 2021년 3만2424건의 약 3배 수준이다. 2024년 6만4546건과 비교해도 3만건가량 늘었다.
미제 적체가 커질수록 피해자·고소인 등 사건 당사자들은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범죄 피해 회복과 합의·손해배상 절차가 늦어질 수 있고 생계형 사기·폭행·스토킹 등 생활과 밀접한 사건의 경우 불안과 불편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이 길어지면 관련 서류 준비와 출석 등 시간·비용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는 점도 민생 차원의 부담으로 꼽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3대 특검 파견으로 수사 인력이 빠져나간 데다, 검찰청 폐지 논의가 공식화되면서 퇴직 인원이 늘어난 영향이 적체 확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주 의원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안을 두고 “수사 개편이 아니라 수사 개판”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구상대로 검찰청을 없애고 공소청·국가수사위원회·중수청 등을 신설하면 사건 처리 절차가 복잡해져 이의신청 등으로 ‘시간 끌기’가 쉬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 비용 증가와 기관 간 사건 핑퐁 등으로 결국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9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의 정부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개편안에는 기소·공소유지를 맡는 공소청과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개편안은 공포 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해 오는 10월부터 검찰청이 폐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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