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여행업계가 가열된 최저가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꺼내 들었다.
막대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주도권을 장악한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해 인적 인프라와 기획력에 집중한 고급화 전략을 승부수로 내걸었다는 의도지만, 하방국면에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적과 더불어 패키지 수요의 감소와 같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아직 산적해 있어 보다 구체화된 성장 전환의 묘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233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31%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92억원으로 33% 줄었다.
모두투어 역시 실적 둔화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375억237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1억4532만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인 16억1548만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14억7151만원으로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속된 실적 압박 속에서 주요 여행사들은 최저가 중심의 박리다매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항공·숙박·관광지를 묶은 기존 저가 패키지 대신 기획력과 현지 운영 역량을 결합한 고단가 상품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초고가 상품을 수익성 강화 전략 수단으로 배치하는 흐름인 것이다.
이러한 전략 전환의 배경에는 가격 경쟁이 더 이상 여행사의 유효한 무기가 되기 어려워졌다는 시장 구조 변화가 자리한다. OTA 및 글로벌 검색 플랫폼이 항공·숙박 정보를 실시간으로 비교·노출하면서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마진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 비중을 늘린 부분이 전체 수익성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기존 패키지 구성을 완전히 손 놓을 수는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행 소비 방식의 변화 역시 프리미엄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행을 단순한 이동이나 관광이 아닌, 만족도 높은 경험을 얻는 소비로 인식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다. 여행사들은 인적 인프라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별 예약으로는 관리하기 어려운 일정 운영과 돌발 상황 대응까지 패키지에 포함시키며 ‘비싸지만 확실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수천만원대 고가 상품이 완판되는 사례도 이러한 수요를 보여준다.
다만 고단가 전략이 곧바로 실적 반등의 기폭제가 되기에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가 상품은 수요층이 제한적인 데다 전담 인력 투입 등 운영 비용 부담이 커 단기간에 판매 규모를 크게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방어를 택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고객 기대치 상승에 따른 서비스 품질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국 여행업계의 프리미엄 전환은 플랫폼 중심 시장 구조 속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행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이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니라, 기존 저가 패키지 중심 수익 구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과거 저가 패키지는 패키지 자체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OTA나 가격 경쟁으로 인한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 완성도를 높이고, 경험과 서비스에 가치를 부여해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을 선보이면서 판매량이 많지 않더라도 수익이 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공급자 입장에서 수익성을 관리하는 전략인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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