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직 공무원 공개채용 선발 인원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나면서 공무원 수험생들의 발길이 다시 노량진으로 향하고 있다. 그간 수험생 감소와 함께 침체를 겪어온 노량진 상권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공채 선발 규모는 5351명으로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직 선발 규모는 2022년 6819명, 2023년 6396명, 2024년 5751명, 지난해 5272명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다. 올해 들어 감소 흐름이 멈추고 반등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채용 환경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공무원 선발 인원도 확대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는 꼭 필요한 인력은 배치하자는 기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지방공무원 선발도 늘었다"며 "통합돌봄이나 소방공무원 등 필요 인력은 적정 수준으로 증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선발 인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026년은 합격의 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노량진에서 3년째 7급 공무원을 준비 중인 김현수 씨(28·남)는 "공무원 준비를 시작한 이후 채용 인원이 계속 줄어 불안했는데 올해는 선발 인원이 늘어 무조건 합격해야겠다는 각오로 공부하고 있다"며 "언제 다시 줄어들지 모르는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최근 들어 학원과 독서실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고도 전했다.
최유현 씨(29·여)는 "몇 년 동안 소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올해는 소방 공무원 채용 인원이 440명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렸다"며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이 3월 초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험생 유입이 늘어나면서 경쟁률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24.3대1로 9년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지난해 4분기 에듀윌의 9급 공무원 과정 신규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했다. 온라인 강의뿐 아니라 오프라인 학원 수강생도 점차 늘어나며 노량진 일대 학원가 역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평가다
개인 카페 운영하고 있는 이지연 씨(41·여)는 "예전보다 카페 앞에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난 것 같다"며 "이 거리가 거의 다 공실인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휑했던 만큼 이런 분위기가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노량진 거리에는 대로변과 이면도로를 가리지 않고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뿐만 아니라 개인 카페, 식당,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다양한 업종의 매장들이 새 임차인을 모집 중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다시 노량진으로 모이면서 한때 20%까지 치솟았던 공실률도 하락세에 들어서며 상권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노량진 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3년 1분기 17.7%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들어 약 4%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9호선 역세권이나 수산시장 같은 핵심 지역은 수억원대의 높은 권리금이 형성돼 있는 곳도 있지만 공무원 학원가 침체로 인해 먹자골목이나 이면도로에는 무권리 매물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 역시 공무원 증원 계획이 발표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체감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목이 좋은 자리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노량진역 인근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수험생들이 많이 찾는 역세권이나 학원가 인근 상가는 문의가 확실히 늘어났다"며 "당장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분위기 자체는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무원 채용 규모가 확대되면 수험생 유입이 늘어나면서 노량진 상권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채용 인원이 늘어나면 공무원 준비 지역으로 유명한 곳의 상권이 살아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노량진 상권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채용 규모가 다시 축소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번 회복세가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지 지속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