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터뷰] 김인만 "부동산, 정책 아닌 신뢰의 문제...고위직부터 솔선수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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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터뷰] 김인만 "부동산, 정책 아닌 신뢰의 문제...고위직부터 솔선수범 해야"

폴리뉴스 2026-01-08 17:51:10 신고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사진=권은주 기자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사진=권은주 기자 

2025년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 비정상적 국면을 보였다. 강남3구를 넘어 흑석·성동·마포 등 한강벨트 전반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고, 서울과 지방 간 가격 격차도 빠르게 확대됐다. 집을 사기 어려워진 실수요자의 불안은 전세와 월세 시장으로 옮겨가며 주거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2026~2028년 입주 물량 감소가 이미 예고된 상황에서 추가 대책 발표가 오히려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금 부동산 문제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시장을 자극하는 대책보다 고위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고 세제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의 일문일답] 

Q1.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관통한 핵심 요인은 무엇이었습니까.

핵심은 불안감이다.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문제는 오래됐지만 지난해처럼 짧은 기간에 폭등에 가까운 상승이 나타난 것은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집이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지금 안 사면 영영 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공포가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똘똘한 한 채'로 자금이 집중됐고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면서 지방 자금까지 서울로 유입됐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겹치며 전세를 끼고 매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눌려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했다. 매물은 거의 없었고 집주인들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팔 이유가 없었다. 그 결과 거래 몇 건만으로도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Q2. 입주 물량 감소는 언제부터 체감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미 체감 국면에 들어갔다. 공급은 신규 입주 물량만으로 판단하면 안 되고 기존 주택 매물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과거 서울 입주 물량이 많았던 시기에도 집값이 올랐던 이유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더 나쁘다. 입주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다주택자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기존 매물도 잠겼다. 2026년 서울 입주 물량은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하고 2027~2028년은 더 줄어든다. 올해 어떤 공급 대책을 내놔도 실제 입주는 2030년 전후다. 그 사이 수요는 줄지 않고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Q3. 추가 공급 대책에 대한 시장 신뢰가 낮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민들이 이미 공급 대책에 대해 학습을 끝냈기 때문이다. 유휴부지, 노후청사 활용 같은 방식은 새롭지 않고 실제 체감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기억이 남아 있다. 숫자만 제시하는 공급 대책은 시장을 설득하지 못한다.

특히 2026~2028년 입주 물량 감소가 확정된 상황에서 공급 대책을 크게 발표하면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은 더 부족하다'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대책을 발표하는 순간 집값이 오르는 역설이 반복된다. 지금 시점에서는 차라리 조용히 행정으로 처리하고 시장을 자극하지 않는 태도가 더 효과적이다.

전규열 폴리뉴스 부사장이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은주 기자
전규열 폴리뉴스 부사장이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은주 기자

Q4. 전세·월세 시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문제는 전세 가격 자체보다 전세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 데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신축 아파트 전세로 이동하는 길이 막혔다.

더불어 예전에는 2년마다 나오던 물건이 계약갱신청구권과 맞물려 4년 이상 묶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은 매수로 이동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월세나 반전세로 밀려난다. 전세 대신 보증금을 크게 올리고 월세를 얹는 형태가 늘고 있고 이는 서민 주거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높아진다는 신호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는 대규모 입주장이 거의 없고 2026년 이후에도 입주 물량 감소가 예정돼 있다. 전세 매물이 늘어날 계기가 보이지 않는 만큼, 전세·월세 시장 불안은 매매 시장보다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Q5. 현재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다주택자 규제다. 이제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 요즘 시장에서는 3~4주택자를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2주택자가 한 채를 팔고 선호 지역 한 채로 몰리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강화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역시 문제다. 급등기에 일시적으로 쓰는 장치여야 하는데 장기간 유지되면서 매매와 전세를 동시에 막고 있다. 풀면 풍선 효과가 생기고 유지하면 시장이 경직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책이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왜곡시키는 구조다.

Q6. 2026년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실수요자가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자금이 되고 집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지나치게 타이밍을 재기보다는 주거 안정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서울이든 수도권이든 인구 구조를 보면 쉽게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금리 변수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리는 국면이 오면 2022년처럼 시장이 한 번 꺾이는 구간이 나올 수 있다.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면 그런 조정 국면을 기다리는 전략도 필요하다.

다만 실수요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정책 그 자체보다 정책을 둘러싼 신뢰 문제다. 지금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고위 공직자들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확신한다면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먼저 집을 팔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으니 시장은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고위 공직자들이 먼저 집을 팔았다는 신호 하나만 나와도 시장 심리는 달라질 수 있다. 말로만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하는 상황에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세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금처럼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높게 유지하면 매물이 나올 수가 없다.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올려도 된다. 대신 거래세와 양도세는 과감하게 낮춰서 팔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매물이 나온다.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떤 규제도, 어떤 공급 대책도 효과를 낼 수 없다.

결국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시장 안정은 규제 강화가 아니라 신뢰 회복과 매물 정상화에서 나온다. 공직자 솔선수범과 세제 구조 전환이 함께 가지 않으면, 2026년에도 시장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담 : 전규열 폴리뉴스 부사장(경영학 박사)

사진 및 정리 : 권은주 기자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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