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K 핵심 경영진에 구속 영장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직무대리 부장검사 김봉진)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을 비롯해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 측이 신용등급 하락할 것을 알면서도 820억원 규모의 단기 채권을 발행·판매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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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장 청구 명단에 오른 인물은 MBK파트너스의 핵심 전력들이다. 김병주 회장은 그룹의 상징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이며,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며 두 사안을 진두지휘해왔다. 여기에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을 노리던 김정환 부사장과 홈플러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재무 관리를 총괄해 온 이성진 전무까지 포함됐다.
MBK파트너스 측은 입장문을 내고 “회생을 통해 기업을 살리려던 대주주의 의도를 오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를 비롯한 투자사들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과도하고 부당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이는 MBK가 회생신청을 전제로 하거나 이를 숨겼다는 검찰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MBK, 고려아연 인수 전략 차질
만약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의 구속으로 이어질 경우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전략을 짜는데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는 13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MBK와 영풍이 손잡고 2024년 9월 추석 직전 고려아연 주식을 기습 공개매수한 이후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경영권 인수 시도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인수 전략부터 언론 대응까지 모두 챙기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에도 성공하며 최윤범 회장 측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다. 구속될 경우에는 고려아연이 개최하는 이사회 참여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 탓에 고려아연 이사회에 화상으로 간신히 참석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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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최윤범 회장 측은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상황이라 이번 구속은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11조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제련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를 주요 주주로 끌어들이면서 영풍·MBK와 벌어졌던 지분 격차를 해소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와 합작법인(크루서블 JV)은 고려아연이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약 2조8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약 10%를 취득하게 됐다. 크루서블JV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할 예정이다.
유증 전에는 현재 최 회장 측과 영풍·MBK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의결권 기준 약 14% 정도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유증 후 신주 발행으로 영풍·MBK가 42.1%, 최 회장 측이 약 30%로 지분율이 희석될 전망이다. 이 상황에서 지분율 10%를 보유한 미국 정부와의 JV가 최 회장 우호세력으로 편입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영풍·MBK가 지분율 약 2% 소폭 앞서지만 사실상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기타주주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올 3월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회는 총 19명(직무정지 4명 포함) 중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6명이다. 업계에서는 영풍·MBK가 주총에서 최대 3명을 새로 진입시키더라도 최 회장 측 8명대 영풍·MBK 7명의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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