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 K-푸드와 K-뷰티 업계의 중국 시장 재공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한한령 영향으로 중국 내 사업이 위축됐던 만큼 수출 확대와 매출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된다.
한한령 이후 국내 식품·뷰티 기업들은 동남아, 미국, 중동 등으로 수출 국가 다각화에 나섰지만 중국은 여전히 해외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특히 인구 규모와 소비력, 유통 인프라를 감안할 때 중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식품업계에서는 중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감지된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삼양식품의 경우 전체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이 약 28%에 달한다. 회사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지 생산 기반을 통해 중국 내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농심 역시 중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상하이, 칭다오, 선양 등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중 양국이 식품안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대중 수출 환경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관련 소비가 확대된다면 식품이나 화장품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수 부진 속에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에게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품 기업 입장에서는 유통·마케팅 활동의 제약 완화와 소비자 접점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최근 K-푸드의 글로벌 열풍은 K-문화의 부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K-푸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만큼 규제 완화 시 각종 문화 콘텐츠와 협업을 통한 브랜드 재활성화로 중장기 성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뷰티업계 역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한령이 완화될 경우 그동안 제약을 받아온 중국 내 오프라인 유통망 진입과 브랜드 홍보 활동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면세점, 로드숍,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 확대와 함께 현지 마케팅 강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법인과 현지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뷰티 핵심 시장으로, 한국 화장품 업계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현지 소비 회복과 교류 확대 흐름 속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와 선호가 다시 한 번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 사랑받는 제품과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역시 현지에서 인기 있는 ‘더후’ 등 자사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시각도 적지 않다.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존 제품들은 소비자 인식이 고정된 상태여서 단기간 내 추가 성장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 제품의 중국 내 마케팅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온 한한령과 관련해 중국 측에서 시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적이 없기 때문에 한한령 해제 여부를 단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사회·문화적 변화 흐름을 면밀히 살핀 뒤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 역시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한한령 해제 여부보다도 현지 소비 트렌드 변화와 경쟁 환경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한령 해제 기대 속에서 K-푸드와 K-뷰티 업계의 중국 재공략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기회와 부담이 공존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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