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늘리면 끝?···의협, 신년부터 ‘재정·현장’ 없는 추계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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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 늘리면 끝?···의협, 신년부터 ‘재정·현장’ 없는 추계 위험 경고

이뉴스투데이 2026-01-08 15:46: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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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와 이를 토대로 한 의대 정원 증원 논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공개적인 문제 제기에 나섰다. 추계의 과학성과 재정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의협은 정책 기조 변화가 없으면 강경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막대한 재정 지출에 대한 대안 없이 인력 규모만 제시한 수급 추계는 의료계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 급여 지출이 이미 100조원 시대에 진입했는데, 의사 공급 확대에 따른 재정 소요에 대해 정부 차원의 충분한 검토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사인력 수급 추계 과정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회장은 “해외 주요국은 2년 이상에 걸쳐 의대 정원을 추계하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수개월 만에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AI 발전, 의료 시스템 변화에 따른 생산성 증가 등 구조적 변수를 반영하지 않은 성급한 추계는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검증과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같은 날 의협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에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도 돌입했다.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가 주도한 이번 행동에는 좌훈정 의협 부회장이 첫 주자로 나섰다. 그는 “부실한 추계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2040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를 5704명~1만1136명으로 제시, 이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하한선을 5015명으로 낮췄다. 의협은 이 같은 수정 과정 자체가 추계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해당 결과를 토대로 설 이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단순한 인력 수 증대보다 필수의료 붕괴와 사법 리스크 문제가 선결 과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부담으로 전공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의료인이 위축되지 않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 처리 안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군의관·공중보건의 복무 기간 단축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 회장 역시 “전국 단위의 막연한 추계가 아니라 지역별·전문과목별 현실을 반영한 중장기 인력 수급 전략이 필요하다”며 “필수·중증·지역의료에 대한 책임 있는 투자와 사법 리스크 완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참석했다. 정 장관은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의 참여는 필수적”이라며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의료계와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의 의료 개편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35년 최대 4923명, 2040년 최대 1만1136명의 의사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수치가 정책 결정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되기보다,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와 재정 대안 마련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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