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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8일 경기도 수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서민금융 상품 개편안과 민간 금융권 역할 확대 방안을 공개했다. 금융위가 포용금융 전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신용 구간부터 급격히 벌어지는 금리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평점 상위 60% 구간까지는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6%대에 형성돼 있지만, 그 아래 구간부터는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를 중심으로 금리가 14% 안팎까지 급등한다. 송병관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중신용자부터 금리가 튀기 시작하는 구조가 사실상 고착화돼 있다”며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손질해 이 구간의 금리를 직접 낮추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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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미소금융 손질…정책서민금융 ‘금리 하향’
핵심은 햇살론 특례보증이다. 올해 1월부터 금리는 기존 15.9%에서 12.5%로 인하됐고,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9.9%까지 추가 인하된다. 햇살론15와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통합해 상품 구조를 단순화한 것도 특징이다. 금융위는 햇살론을 통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차주를 정책금융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소금융은 상품군을 세분화해 역할을 넓힌다. 고졸자·미취업자 등 청년의 사회 진입 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청년상품’이 신설되며, 금리는 연 4.5%, 한도는 최대 500만원, 만기는 5년이다. 기존 햇살론 유스에서 탈락한 청년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와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완제자를 위한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도 새로 도입돼 매년 1000억원 규모로 공급된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한 불법사금융예방대출도 구조가 바뀐다. 기본 금리는 12.5%로 낮추고, 전액 상환 시 납부 이자의 절반을 환급해 실질금리를 6.3%까지 떨어뜨린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실질금리가 5% 수준까지 내려간다. 상환을 완료하면 미소금융 등 연 4.5%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경로도 마련된다.
채무조정을 성실히 이행한 차주를 위한 신용회복위원회 소액대출도 대폭 확대된다. 공급 규모는 연 12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늘어나고, 대상도 신복위 채무조정 이용자뿐 아니라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성실상환자까지 확대된다. 금리는 연 3~4%로,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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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못하면 ‘페널티’…은행 역할 확대
민간 금융권의 역할도 한층 강화된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포용금융 실적을 종합 평가해 서민금융 출연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구조를 도입하기로 했다. 포용금융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 출연금을 깎아주고, 실적이 부진하면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자체 서민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공급 규모는 올해 4조원에서 2028년 6조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 목표 비중도 올해 30%에서 2028년 35%까지 상향된다. 송 과장은 “은행들이 포용금융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가 출연요율에 직접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별로는 체감 효과가 큰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포용금융 경쟁이 본격화됐다. KB금융은 제2금융권·대부업권 대출의 은행권 대환과 금리 인하, 자체 채무조정 강화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7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추진한다. 신한금융은 배달앱 ‘땡겨요’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저신용 소상공인 대출과 금리 인하 프로그램 등을 묶어 15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햇살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자 캐시백(최대 2%포인트 체감 인하)과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 갈아타기 등을 통해 16조원 규모의 지원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개인신용대출 연 7% 금리 상한제와 제2금융권 대환 대출, 장기 연체 소액 채권 추심 중단 등을 포함해 7조원을 집행한다. 농협금융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우대금리와 성실상환자 금리 감면을 통해 1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5대 금융지주의 포용금융 지원 규모는 향후 5년간 약 70조원에 달한다.
◇연체·추심 구조도 손본다
연체자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금융회사 연체채권을 매입해 추심하는 매입채권추심업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되고, 대부업과의 겸업은 금지된다. 현재 800곳이 넘는 매입채권추심업체 난립으로 추심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자본금·인력 요건을 신용정보회사 수준으로 높이고, 양수 채권 전부를 신용정보원에 등록하도록 해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대전환을 통해 불법사금융예방대출 → 미소금융 → 햇살론 → 은행권 신용대출로 이어지는 상품 사다리를 제도화한다는 목표다. 이 위원장은 “금융 소외와 장기 연체자 누적, 고강도 추심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시점”이라며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통해 취약계층의 재기를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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