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와 지도자위원회가 최근 체육계 개혁 논의 과정에서 선수와 지도자를 ‘개혁의 대상’이자 ‘문제 집단’으로 전제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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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위원회와 지도자위원회는 8일 공동 성명을 내고 “개인의 일탈을 선수와 지도자 집단 전체의 속성으로 확대 해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특히 체육시민연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담론을 문제삼았다. 두 위원회는 “‘공부를 못해서 운동을 선택했다’, ‘운동만 해온 집단은 폭력적이다’, ‘지도자는 통제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인식은 폭력 근절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체육인을 열등한 집단으로 낙인찍는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표적 사례로 최저학력제를 지목했다. “최저학력제는 공부 부족이 폭력의 원인이라는 전제와 운동선수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 위에서 설계됐다”며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학생선수들을 잠재적 낙오자로 규정하는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에 따르면 2024년 최저학력제 시행 이후 한 학기 성적 기준 미달을 이유로 중학생 선수 3187명이 공식 대회 출전을 제한받았다. 두 위원회는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점수로 재단해 박탈한 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으로 일부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는 사례가 발생한 점도 언급됐다. 두 위원회는 “사법적 구제는 모든 선수에게 평등하지 않았다”며 “다문화·결손 가정 등 취약한 환경의 학생선수들은 방법조차 알지 못한 채 배제됐다”고 밝혔다.
주말리그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혹서기와 혹한기에도 경기가 강행되며 선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는 선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세이프가딩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지도자 집단을 향한 일반화된 시선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두 위원회는 “개인의 범죄를 이유로 지도자 전체를 잠재적 가해자로 규정하는 담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선의와 책임감으로 선수들을 지도해 온 다수 지도자의 직업적 명예와 인권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위원회는 “체육인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이며, 계몽의 대상이 아닌 존엄한 시민”이라며 “불신과 편견 위에 세워진 정책으로는 선수의 안전도, 지도자의 책임도 지켜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폭력과 인권침해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으며 개인의 책임은 엄정히 물어야 한다”면서 “선수의 안전과 지도자의 존엄, 현장을 신뢰하는 개혁이 이뤄질 때까지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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