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그룹의 경영 승계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너 3세인 이주원 종근당 상무가 최근 임원 승진을 거듭하며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어서다. 아직 지분 승계는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핵심 계열사에서의 역할 확대를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장한 종근당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이주원 이사는 지난 5일 상무로 승진했다. 종근당 입사 6년 만이자, 지난해 이사 선임 이후 불과 1년 만의 추가 승진이다.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인사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상무의 승진 흐름은 그룹의 중장기 승계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52년생인 이 회장이 70대에 접어든 만큼,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상무가 종근당 내에서도 핵심 사업 영역에서만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현재 이 회장의 세 자녀 가운데 종근당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인물은 이 상무가 유일하다. 장녀는 건강기능식품 계열사와 연관된 자회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차녀는 창업투자 관련 법인의 최대주주로 참여 중이다. 핵심 사업회사인 종근당에서 경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인물은 이 상무뿐인 셈이다.
다만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승계가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상무가 보유한 종근당홀딩스 지분은 2%대, 종근당 지분은 1%대에 그친다. 지난 10여 년간 증가 폭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가족이 지배하는 개인 회사의 지분 확대 역시 아직은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 상무가 당장 지분 승계보다는 내부 입지 강화와 성과 축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 상무는 입사 이후 줄곧 개발 전략 관련 조직에서 근무해 왔으며,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맞닿은 신약 개발과 파이프라인 관리 분야에 관여해 왔다.
이는 최근 종근당이 신약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며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개발 전략 부문에서의 성과는 향후 경영 리더십을 평가받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무 승진을 기점으로 이 상무의 책임과 역할이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른 승진이 이어진 만큼, 성과로 이를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다. 향후 신약 개발 성과와 전략 실행력이 그룹 내 입지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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