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026년 1월 6일 제10차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중소 금융업권의 채무조정 요청권 안내 강화 방안과 금융회사의 휴면금융자산 관리 제고 방안 등 두 가지 핵심 과제를 심의, 확정했다.
지난 2024년 10월 17일 개인채무자 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3천만 원 미만의 대출을 연체 중인 개인 채무자는 금융회사에 직접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갖게 됐다. 이 제도는 채무자가 요청을 보내면 금융회사가 10영업일 이내에 조정 여부를 결정해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연체 초기 단계에서 장기 연체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에도 제도의 실질적인 활용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현재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여신 전문 금융회사 등 중소 금융업권은 연체 정보를 등록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통지할 때 채무조정 요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함께 안내하고는 있다. 문제는 이 안내 문구가 통지서 하단에 간략하게 기재되는 방식이라 소비자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는 점이다. 안내 방식의 한계는 곧바로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5년 9월 말 기준으로 3천만 원 미만 개인 연체채권 수 대비 누적 채무조정 요청 건수 비율은 저축은행이 3.5%, 상호금융이 2.6%, 카드 및 캐피탈사가 4.3%에 머물렀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금융 당국은 이러한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안내 방식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앞으로 모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조합, 여전사는 연체가 발생한 후 5영업일 이내에 채무조정 요청권만을 별도로 안내해야 한다. 기존처럼 다른 통지문에 섞여 있는 형태가 아니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독립적으로 상세하게 발송되는 방식이다. 안내 내용 또한 구체화된다. 단순히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채무조정 대상이 무엇인지, 요청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비대면 신청 경로는 어디인지, 담당자 연락처는 무엇인지 등 소비자가 행동에 옮기는 데 필요한 필수 정보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이 개선안은 2026년 1월 말까지 해당 금융업권에서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또 다른 안건인 휴면금융자산 관리 문제 역시 금융권의 고질적인 과제로 꼽힌다. 휴면금융자산은 법규상 소멸시효인 5년이 완성된 예금이나 적금 등을 말한다. 그동안 금융 당국과 업계는 내 계좌 한눈에와 같은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전체 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휴면금융자산 규모는 2022년 말 1.5조 원에서 2023년 말 1.6조 원으로 늘었다가 2024년 말 1.4조 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도 여전히 1.4조 원 수준에 머물러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
특히 동일한 금융권 내에서도 회사별 관리 수준에 따라 환급률 격차가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은행권의 경우 당기 중 환급된 계좌 수를 전체 휴면 자산 계좌 수로 나눈 환급률이 최저 0.3%에서 최고 26.2%까지 벌어졌다. 보험업권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사는 21.8%에서 54.2% 사이, 손해 보험사는 18.6%에서 66.0% 사이의 분포를 보였으며, 증권사는 3.2%에서 29.7%로 편차가 컸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안내하고 환급 절차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관리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정보 공개를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금융소비자 포털 파인 등에 휴면금융자산 현황과 환급 실적을 공개하는 메뉴가 신설된다. 소비자가 직접 금융회사별 환급 실적을 비교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금융회사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환급률이 저조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관리 업무를 정비하도록 지도하고, 환급 실적에 대한 자체 목표를 설정하거나 캠페인을 실시하게 하는 등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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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금융업권 소비자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적절히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박 처장은 특히 타 업권에 비해 채무조정 대상 채권이 많은 중소금융업권이 안내를 강화함으로써 소비자가 제도를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도 불공정한 금융 관행을 개선하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제도 개선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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