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속보=제주도가 4·3 왜곡 논란 현수막(본보 2025년 12월31일자 보도)을 금지광고물로 지정해 강제 철거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현수막은 제주 4·3을 공산 폭동으로 규정하는 한편, 4·3당시 도민 수천명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한 故 박진경 대령의 과거 행적을 정부 공식 보고서를 토대로 기술한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 바로 앞에 설치돼 4·3의 진실을 가리고 역사를 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시 어승생 한울누리공원 인근에 게시된 특정 정당의 현수막을 금지광고물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문제가 된 현수막은 내일로미래당이 설치한 것으로 '제주 4·3은 대한민국 건국 방해를 위한 남노당(남로당) 제주도당 군사부장 김달삼의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 현수막은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이하 안내판) 앞에 설치돼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내판을 볼 수 없게 시야를 가리고 있다.
현수막에 의해 사람들 시야에서 가려진 안내판은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지난해 12월 설치한 것으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토댈 4·3을 촉발한 1947년 3월 관덕정 경찰 발포 사건, 1948년 4월 무장봉기 등 시대적 상황과 함께 박진경 대령이 제주 부임 후 약 40일간의 행적, 부하에게 암살 당한 사실이 등이 서술돼 있다.
안내판은 특히 박 대령에 대해 "1948년 5월 6일 제주도에 와서 40일 남짓 강경한 진압 작전을 벌였고, 그 대가로 상관을 앞질러 대령으로 특진했다"며 "그 무렵 미군 비밀보고서에 '3000여 명이 체포됐다'고 기록될 정도로 박진경은 무리한 작전을 전개했다"고 기술했다.
제주도는 내일로미래당이 옥외광고물법의 예외 규정을 악용해 4·3왜곡 현수막을 안내판 설치 이후 게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반 현수막과 달리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다루는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에 신고 없이 지정된 게시대가 아니더라도 15일 간 설치할 수 있다.
제주도는 내일로미래당 현수막이 4·3을 왜곡하며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해당 현수막이 금지광고물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받기 위해 지난 7일 제주도 옥외광고심의위원회(심의위)를 소집했다.
심의위는 회의 끝에 해당 현수막에 대해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역사와 어긋나는 내용으로 청소년 보호와 선도를 방해한다고 판단해 금지광고물로 결정했다. 이어 연동주민센터는 내일로미래당에 문제의 현수막을 9일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지자체는 금지광고물에 대해 게시자에게 기한을 부여해 철거하라고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기한을 어기면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도 할 수 있다.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면 철거에 소요된 비용은 게시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 금지광고물로 지정됐음에도 또다시 같은 내용으로 현수막을 게시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박재관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제주4·3사건을 왜곡하거나 희생자·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광고물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혐오· 비방 현수막에 대해서도 옥외광고심의회의 신속한 심의를 통해 엄격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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