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산 만다린'에 부과되던 관세가 전면 폐지됐다. 올해 수입될 것으로 보이는 물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1만 6000톤을 넘어설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제주 지역의 감귤과 늦게 수확하는 귤 종류인 만감류 재배 농가들은 시장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관세라는 진입 장벽이 사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 과일이 국내 소비 시장을 점유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씨 없고 껍질 잘 벗겨지는 '미국산 만다린'
'만다린'은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먹는 제주 감귤과 겉모양은 비슷하게 보이지만, 세부적인 구조와 맛에서 차이가 있다. 만다린은 껍질이 다소 단단해 보이나 손으로 쉽게 분리되는 ‘지퍼 스킨’ 구조로 되어 있다. 이는 과육과 껍질 사이에 공간이 있어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껍질을 벗기기 쉬운 상태를 말한다. 또한 씨가 거의 들어있지 않고 당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간편하게 섭취하기에 알맞다.
반면 '제주 감귤'은 만다린에 비해 껍질이 얇고 부드러우며 단맛과 신맛이 적절히 섞여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만다린은 크기가 규격화되어 있고 껍질 색상이 선명한 주황색을 띠고 있어 시각적인 전달력이 강하다. 또한 과육의 조직이 밀도 있게 구성되어 있어 씹을 때 느껴지는 질감이 단단하다는 점도 제주 감귤과 구별되는 요소다. 이러한 물리적 차이는 소비자의 선택 기준에 따라 시장 점유율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고환율 변수에도 국내 타격은 피하기 어려워
과일 유통 시장에서는 요즈음 이어지는 높은 환율 때문에 외국 과일이 들어오는 속도가 잠시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지만 세금이 붙지 않는 무관세 혜택이 환율로 인해 비싸진 가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면서, 한국 과일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는 막기 어렵다. 환율이 올라 도매가가 바로 떨어지지는 않아도 이달 말부터 수입량이 많이 늘어나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형편이 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비를 막는 시설에서 키운 귤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같은 만감류 종류가 수입 과일과 바로 맞붙는 상대가 된다. 외국산 과일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대형 마트와 도매시장에서 한국 과일을 들여놓는 비율이 줄어들게 되며, 이는 생산지 농민들이 받는 판매 가격이 내려가는 결과로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흔들리는 산지의 민심, 가격 방어선 구축을 위한 정부의 대안
제주 지역 농업인 단체들은 수입 물량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관세를 일시적으로 높여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 도입을 촉구했다. 또한 가격이 급락할 경우 물량을 시장에서 분리하여 가격을 유지하는 시장 격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장에서는 수확 전 밭 단위로 계약을 맺는 ‘포전 거래(밭떼기)’ 단계에서부터 이미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입 만다린의 가격을 근거로 국산 감귤의 매입 단가를 낮추려는 시도가 발생하면서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농가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과실수급안정사업 대상에 만감류를 포함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시장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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