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대형건설사들의 신년사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사업성 개선과 신사업 발굴, 안전 관리 강화 등 건설 산업 전반에서 AI를 빼놓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이번 신년사를 통해 확인됐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7곳의 대표이사들은 신년사를 발표하며 AI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각 사 신년사에서 AI가 언급된 횟수는 총 16회에 달했다. 현장 인력이 주로 강조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디지털 전환(DX)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는 “AI, 에너지 수요 확대 등 새로운 기회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성과 창출을 본격화해야 하는 해”라고 천명했다.
대우건설 김보현 대표이사는 ‘Hyper E&C’로의 도약을 예고하며 “BIM, AI 등을 통한 디지털 전환으로 현장과 본사, 기술과 사람을 끊임없이 협력사와 유기적으로 상생하는 스마트 건설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대표이사 역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확대, 글로벌 AI 패권 경쟁, 신(新)관세·무역질서 재편 등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우리의 강점을 공고히 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김영식 대표이사는 “AI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산업의 판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Global AI Leading Company로 도약하고자 하는 우리 그룹의 전략적 변화는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는 생존 전략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일부는 외연 확장, 다른 일부는 내실 강화를 택했다. 다만 건설사들은 업무 현장의 AX(인공지능 전환)를 강조하며 각자의 전략에서 AI를 필수적인 도구로 삼았다.
AI를 통한 외연 확장에 나선 건설사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다. 오 대표이사는 AI 산업 발전에 따른 에너지 수요 대응을 신년사 가장 첫머리에 뒀다. 오 대표이사는 “과감한 실행과 기술 중심의 경쟁력 강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기존의 기준을 뛰어넘는 가치를 제시해 생존을 담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이사는 “건설 산업은 이제 단순 시공을 넘어 기술과 감성, 데이터가 융합된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두 축으로 삼고 성장 기반을 닦아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이사는 “설계와 시공을 넘어 필수 소재 공급과 사용 후 자원의 생애주기 관리까지 아우르는 AI 인프라 솔루션 제공자(AI Infra Solution Provider)가 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반면 AI를 활용해 원가율 개선, 재무 건전성 시너지 등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삼은 기업들도 있다. DL이앤씨 박상신 대표이사는 “기업의 재무역량이 곧 회사의 영업력이며 경쟁력”이라며 “안정적인 재무역량을 바탕으로 AI를 모든 업무에 확대 도입해 미래 성장기반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GS건설 허윤홍 대표이사는 AI의 일상화를 강조하며 고부가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허 대표이사는 “GS건설은 AI로 반복업무를 자동화하고, 공정관리의 정밀도를 높이는 등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다”며 “앞으로도 일상 업무 속에서 AI를 활용한 실질적 역량을 확보해 품질, 안전, 공정, 원가의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도 ‘안전’은 건설사의 핵심 달성 가치로 꼽혔다. 7개 사 신년사에 ‘안전’은 모두 포함됐으며, 총 언급 횟수는 26회다. 롯데건설 오일근 대표이사는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모든 현장과 임직원의 철학으로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신년사에서 ‘안전’을 8회 언급하며 가장 강하게 강조한 DL이앤씨는 안전을 경영의 ‘절대 가치’로 확립해나갈 예정이다. 박 대표이사는 “그동안 안전 강화비 투자와 신기술을 적용 등 안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많은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안전 수칙을 지킬 수 없는 협력업체와는 단절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실천 중심의 안전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주 대표이사는 “안전은 어떤 변화 속에서도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며 “(안전 실현은)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과 책임 있는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