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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기였던 2019~2021년께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주택을 매입했던 이른바 ‘영끌족’들이 고금리 장기화 속에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5년 전 저금리로 혼합형 주담대를 받았던 차주들이 고정형에서 변동형으로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돌아오자, 2%대에서 4~6%로 급등한 금리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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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하우스푸어 주담대 채무조정 규모는 지난해 약 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05억원) 대비 약 92% 증가한 수치로, 관련 제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 규모다. 지원 건수 역시 같은 기간 126건에서 227건으로 크게 늘었다. 금액과 건수 모두 1년 새 사실상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캠코의 하우스푸어 지원 제도는 주담대를 3개월 이상 연체한 차주 가운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시세 6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실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한 차주만 신청할 수 있어, 금융 시스템상 ‘최후의 안전망’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캠코 단계로 넘어온다는 것은 상환 능력이 이미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의미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집값이 반등 흐름을 보였음에도 캠코 채무조정 수요가 오히려 급증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집값 상승과 연체 증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가격은 자산 가치지만, 연체 여부는 매달 갚아야 하는 현금흐름의 문제”라며 “금리가 오르고 원리금 부담이 급증하면 집값이 올랐어도 버티지 못하는 차주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캠코 지원 대상이 주로 시세 6억원 이하 주택의 실거주 차주라는 점에서 최근 집값 반등의 수혜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주택 시장 회복은 강남권이나 상급지, 신축 위주로 나타난 반면, 캠코 지원 대상이 집중된 중저가·하단 시장은 체감 회복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캠코 대상은 투자 목적이 아니라 거주 목적의 주택을 보유한 차주들”이라며 “집값이 올랐다고 해도 팔아서 현금화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주담대 부실은 2020년 주택 시장 과열기의 시간차 후폭풍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시 기준금리는 연 0.5%까지 떨어졌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며 가계대출 여건도 상대적으로 느슨했다. 실제로 2020년 주택 매매거래량은 127만 건을 넘기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시기 저금리를 전제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실거주 차주들이 최근 혼합형 주담대 금리 재산정 구간에 진입하면서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것이다. 통상 혼합형 주담대는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다가 이후 변동금리를 매기거나 금리를 재산정한다. 은행권 주담대 평균 금리는 2019~2020년 연 2%대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11월 기준 4.17%로 올라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담대 금리 재산정 물량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경기 둔화와 소득 정체가 겹치면서 연체 위험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담대 연체가 장기화될 경우 임의경매 등 시장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준금리 역시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이미 단기 인하 기대를 상당 부분 접은 분위기”라며 “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고착될 경우, 주담대 금리 재산정 충격을 버티지 못하는 차주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캠코 채무조정 증가는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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