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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재난 현장에서 소방구조인력의 판단은 누군가의 생사를 가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냉철한 이성으로 구조와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던 지난해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구조인력의 교육시스템을 연구한 서아람 국립소방연구원 소방장을 만났다.
7일 이데일리와 만난 서아람 소방장은 2011년 입직 후 10여년간 구급대원으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서 소방장은 재난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는 데 필요한 것은 구급능력뿐 아니라 순간의 올바른 판단력임을 깨달았다.
그는 “현재 소방의 지휘체계는 화재와 구조 중심으로 설계한 부분이 많아 응급의료 중심의 지휘 역량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구급대원의 실무와 현장 지휘관들의 지휘는 상황이 다르다. 지휘관들에게 당장 눈앞의 사람을 구하도록 하는 교육은 맞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태원참사 같은 사회재난 현장을 보고 그동안 고민한 이 지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서 소방장의 문제의식은 최근 빈번했던 대형 사건·사고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24 재난연감’에 따르면 2024년 한국에서는 사회재난 39건이 발생했다. 1년 전(32건) 같은 기간보다 7건 증가한 수치다. 인명피해는 사망 250명, 부상 967명, 실종 16명 등 총 1233명으로 2일에 1명꼴로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청역 차량 돌진사고처럼 한번에 많은 사상자가 생기는 현장은 임시 의료소를 신속히 운영해 혼란을 정돈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지휘관의 역량과 결부된다.
서 소방장은 지휘관들의 응급의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휘 수준별 교육을 상설화·제도화해 지속 가능한 교육체계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언했다. 소방조직 내에서도 서 소방장의 연구가 큰 호응을 얻었고 그 결과 지난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주관한 공공HRD콘테스트 연구개발 분야에서 인사혁신처장상(1위)을 수상했다.
서 소방장이 강조한 단어는 ‘협력’이었다.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의 교육체계를 연구한 그는 재난 현장에서 관련 대책이 잘 작동하려면 기관간 협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서 소방장은 “재난 상황극복은 소방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경찰·의료기관 등 관련 기관이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평소 함께 준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재난 현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사후에 책임을 따지기보다는 사전에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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