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공기가 가장 투명해지는 시간, 동그란 보름달이 뒷산의 겨울나무 가지 사이에 살포시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시릴정도로 차가운 공기를 맞대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따스함과 풍요로움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머나먼 하늘의 달과 손에 닿을 듯 가까운 앙상한 나무, 그리고 그 풍경을 바라보는 나, 서로 다른 거리가 한순간에 지워지며 하나가 됩니다.
그야말로 삼위일체가 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달빛 아래에서 우주는 더 이상 먼 세계가 아니라 숨결처럼 가까이 다가와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말 한마디 없는 고요 속에서 우주의 원력이 천천히, 깊게 내 안으로 스며들고, 나는 그 빛으로 조용히 충전됩니다.
이 새벽,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이미 충분히 채워졌습니다.
상쾌하면서도 힘찬 기운을 받으며 하루를 맞이합니다.
이참 전 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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