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로 접어들면 욕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따뜻한 물로 몸을 데우는 시간이 길어지고, 아침 준비 동선도 대부분 욕실 안에서 해결된다. 이 과정에서 샤워와 양치를 한 번에 끝내는 습관이 자리 잡기 쉽다. 바쁜 아침에는 효율적인 선택처럼 느껴지지만, 위생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샤워 중 양치질이나 샤워기 물로 입안을 헹구는 행동은 생각보다 많은 조건을 놓친다. 구강 관리는 단순히 이를 닦는 행위가 아니라, 어떤 도구를 어떤 환경에서 사용하느냐까지 포함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욕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구강 위생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욕실에 둔 칫솔이 만드는 조건
샤워하면서 양치질한다는 건 칫솔을 욕실 안, 그것도 물이 자주 튀는 공간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욕실은 구조상 습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 환기가 제한되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수증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때 생기는 미세한 물방울이 칫솔모에 달라붙어 마르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칫솔모 사이에 남은 수분은 세균이 늘어나기 쉬운 조건이다. 여러 조사에서 욕실에 보관된 칫솔이 예상보다 많은 세균에 노출된다는 결과가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기 주변 공기, 수증기, 물 튐이 반복되면서 칫솔 표면에 미생물이 쌓이기 쉽다. 이렇게 관리된 칫솔로 양치하면 세균을 제거하기는커녕 다시 입안으로 옮기는 상황이 된다.
잇몸이 예민하거나 구강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부담이 더 커진다. 잇몸 출혈, 입안 염증, 구취로 이어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양치 횟수나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도구 자체가 위생적이지 않으면 관리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샤워 중 양치가 놓치기 쉬운 부분
양치질은 단순히 이를 문지르는 동작이 아니다. 치아 표면뿐 아니라 잇몸 경계, 어금니 안쪽, 치아 사이까지 확인하며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샤워 중에는 대부분 거울을 보지 않는다. 물 흐름에 맞춰 빠르게 끝내는 경우가 많아 닦이지 않는 구간이 생기기 쉽다.
물 온도 역시 결과에 차이를 만든다. 샤워 중에는 대부분 온수를 사용한다. 따뜻한 물은 순간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치약 속 세정 성분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조건이 된다. 플라그 제거 효율도 함께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양치 시간은 비슷해도 실제 효과는 줄어든다.
양치의 핵심은 약 2분 동안 정확한 동작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 과정을 샤워 동선에 끼워 넣어 대충 처리하는 습관이 반복되면 치석이 쌓이기 쉬워지고, 충치나 잇몸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샤워기 물로 헹구는 행동이 안고 있는 위험
샤워 중 입안을 샤워기 물로 헹구는 습관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래 사용한 샤워기 내부에는 물때가 남기 쉽고, 이 물때에는 여러 미생물이 달라붙어 살아남는다. 이 중에는 비결핵항산균처럼 자연환경과 가정용 수도 설비 모두에서 발견되는 균도 포함된다.
이 균은 염소 소독에도 비교적 강하다. 샤워기 헤드와 호스 내부에 바이오필름을 형성하며 증식하고, 물줄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입안을 헹구면 세균이 구강을 거쳐 상기도로 흡입될 가능성이 생긴다.
대부분은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고령층이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면역 체계가 약해진 상태에서는 폐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샤워기 물로 입안을 헹구는 행동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샤워기 관리 역시 중요하다. 재질에 따라 세균 농도 차이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플라스틱 재질이 금속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재질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샤워기 헤드는 약 6개월 주기로 교체하고, 내부는 정기적으로 분리해 씻는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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