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서울의 한 정신의료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격리·강박 과정의 폭력·가혹행위 의혹과 관련해 병원 측 징계 및 인권교육 실시, 지자체의 지도·감독 강화, 경찰 수사 등을 권고했다.
7일 인권위에 따르면 A 병원 원장은 지난해 12월 13일 환자 강박 시행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소속 간호사에 대한 징계와 소속 직원 대상 정기 인권교육 실시를 권고받았다.
정신의료병원 관할 구청장에게는 환자의 격리 및 강박 시행 과정에서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당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관할 구 경찰서장에게는 병원 보호사 3명의 강박행위에 대해 폭행 혐의로 수사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사안은 진정인이 “피진정인들이 병원 환자인 피해자 얼굴에 담요를 덮어놓고 강박을 시행하고 폭행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들은 사건 당시 피해자의 저항이 격렬해 보호사들이 다치는 등 안정이 어려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과도한 강박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피진정인들이 피해자를 주먹으로 가격하거나 목 부위를 잡고 보호실로 이동시키고 얼굴을 무릎으로 누르며 강박하는 행위, 발길질, 베개로 얼굴을 덮는 행위 등이 ‘정신건강복지법’이 금지하는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러한 행위가 치료·보호 목적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이 요구하는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인권위는 강박 방식과 기록에서도 부적합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자에 대한 강박 시간이 병원 기록과 달리 24분을 초과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4포인트 강박’을 지시했음에도 현장에서는 ‘5포인트 강박’이 시행되는 등 지시와 다른 집행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한 정신의료기관에서의 격리·강박이 의사의 전문적 판단 아래 최소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고 간호사는 지시가 현장에서 엄격히 준수되도록 통제하며 정확히 기록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병원 간호사가 이를 소홀히 한 정황이 있어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권위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더라도 폭행을 정당화할 근거가 될 수 없다”며 “특히 폐쇄적 환경에서는 절차 준수와 기록의 정확성, 책임 있는 관리체계가 환자 인권을 지키는 최소 장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결정을 통해 정신의료기관 내 강박이 ‘치료 또는 보호를 위한 조치’로 엄격히 한정돼야 하며 격리·강박 과정에서 폭력과 자의적 집행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감독과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2024년 8월 각각 대표발의한 격리·강박 금지 및 절차 강화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돼 있는 상태다. 현재 이들의 법안은 법안소위 심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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