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오는 9일 변론을 종결하고 특검의 구형을 앞두고 있다. 내란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만이 구형이 가능해 특검의 구형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1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적용할지가 쟁점이다. 1심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는 앞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비롯하여 재판 내내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며 불공정 논란이 불거져 왔다.
그런데 최근 재판 막바지에 이르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에게 호통을 치거나 특검의 공소장 변경을 허용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검, 9일 尹 내란 재판 구형…사형-무기징역 관측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9일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을 연다. 이날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공동 피고인들의 최후변론 및 진술, 특검의 구형과 재판부의 선고기일 지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지 약 1년 만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무기금고뿐이다. 민주화 이후 첫 계엄 선포라는 사안의 중대성과 '엄단 필요성'을 강조하며 최고형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다.
구형과 별개로 1심 판결의 최대 관건은 '내란죄 성립' 여부다.
12·3 비상계엄 당시 헌법기관인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해 군·경을 투입하고, 주요 정치인에 대한 체포 지시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군·경을 동원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원천 봉쇄하려 했다고 보는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경고성' 계엄이자 '질서유지' 차원의 병력 투입이라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체포 지시의 사실 여부 △계엄 해제 표결 저지를 위한 의원 체포 지시 여부를 집중 심리해왔다. 이 부분을 두고 지시를 들었다는 증인과 부인하는 증인 간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만약 내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가담자에 대한 중형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전 장관 역시 계엄의 '설계자'로서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적용돼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일 계엄 사실을 인지한 조 전 청장 등 기타 군·경 관계자는 가담 정도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
法, 尹 '내란 추가 증거' 공소장 변경 허가
일각에서는 1심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석방을 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내란죄 성립'에 대해 특검과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 부장판사가 재판 기간 보여 준 모습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재판 막바지에 이르러 지 부장판사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재판에서는 특검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말 공소제기 이후 현재까지 진행된 증거조사 결과와 공판 단계에서 압수된 추가 증거 등을 반영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등의 공소장 변경허가를 신청했다.
박억수 특별검사보는 "변경 허가를 신청한 공소사실은 '군 지휘관 사전모의'를 유지하고 물적 증거에 근거해 계엄 모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특정한 것"이라며 "범행 주체, 구체적인 태양 등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범행 시기, 내용, 방법, 범위 등이 너무나 많이 바뀌어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전혀 없다"고 맞섰다.
변호인단은 "일방적으로 특검이 유리하게 해석해 범죄사실을 구성하고 있다. (공소장 변경이) 허가된다면 처음부터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협의를 거쳐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한 내용은 기존 주장 내용과 기본적인 사실관계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지귀연 "말 끊으면서 무슨 민주주의냐" 호통
지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재판에서는 김 전 장관의 변호인단을 향해 호통을 치기도 했다.
당시 재판 말미에 향후 절차에 대해 재판부와 특검이 논의를 하는 와중에 김 전 장관 쪽 이하상 변호사가 "재판 진행 관련 의견을 내겠다"며 끼어들었다.
이 변호사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찬규 검사는 수사 검사기 때문에 발언권이 없다"며 "특검보가 말씀하라"고 말했다.
이에 지 부장판사는 "절차적 하자가 있으면 나중에 절차를 다시 밟든지 할 테니 일단 (특검) 말씀하는 것을 듣자"고 제지했지만 이 변호사는 항의를 이어갔다.
함께 김 전 장관을 대리하는 고영일 변호사도 "이찬규 검사가 발언하면 안 된다", "퇴정을 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지 부장판사는 "제가 세 번째 말씀드리겠다. 세 번 지금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변호사님들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 부장판사는 "지금 거의 (재판) 끝나가고, 절차 정리하면 되니까 굳이 그 말씀을 드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다"며 "재판부는 계속 같은 얘기 했다. 문제가 있으면 다시 하면 된다, 판결로 정리하겠다 그 정도 말씀까지 드렸는데 왜 그러냐"며 다그쳤다.
이어 "제가 분명히 약속드린다. 이따가 말씀할 기회 드리겠다"며 "남의 말 막으시는 분들이 무슨 자유주의, 민주주의를 얘기하냐"고 덧붙였다.
16일 '尹 체포방해' 1심 및 21일 '한덕수 내란 방조' 1심…'내란' 인정할까
이처럼 지 부장판사가 재판 말미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중형 선고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는 16일 예정된 '체포방해' 사건 1심 선고와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1심 선고에서 '내란'을 인정한다면 지귀연 재판부도 윤 전 대통령에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유튜브 김어준의뉴스공장에서 "체포영장 방해 1심과 한덕수에 관련된 판결에서 내란임이 분명하게 판단이 되면 당연히 지귀연 재판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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