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영토 분절 가속…두 국가 해법 '흔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토지청은 작년 12월 중순께 'E1' 프로젝트와 관련한 주택 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이스라엘은 작년 8월 E1으로 불리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주택 3천401호를 건립하는 계획을 승인했는데, 4개월 만에 입찰 공고까지 낸 것이다.
E1은 동예루살렘과 서안의 대형 유대인 정착촌인 마알레 아두밈 사이에 위치한 작은 땅이다.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이 건설되면 동예루살렘은 서안 북부와 물리적으로 차단된다.
이렇게 되면 팔레스타인은 미래의 독립국 수도로 삼는 동예루살렘에서 영향력을 잃는 데다가 영토가 지리, 경제적으로 분할돼 국가 통합성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는 '정착촌 감시단'의 책임자인 요나탄 미즈라치는 입찰 공고는 "불도저가 1년도 안 되어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공사 참여를 원하는 회사들의 입찰 마감일은 3월 중순이다.
미즈라치는 "E1 지역에서의 건설은 현장에서 돌이킬 수 없는 기정사실을 만들어내 단일 국가라는 현실로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라면서 "그 국가는 인종차별 체제와 같은 형태를 띨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으로 점령한 E1 지역에 자국민 정착촌을 확대하는 계획을 국제법 위반으로 보고 반대해왔다.
일방적인 E1 개발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게 하자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심대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E1 프로젝트가 승인되던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을 찾아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을 것이다. 이곳은 우리 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프랑스와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등 20개국 이상이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 결정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국가 중 대부분은 작년에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에도 동참했다. 현재 193개 유엔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 나라는 150여개국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주택 건설 계획을 밀어붙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E1 계획에 대한 오랜 반대 입장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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