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으로 번진 ‘경찰과 도둑’ 놀이…야간 추격에 분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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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으로 번진 ‘경찰과 도둑’ 놀이…야간 추격에 분쟁 우려↑

투데이신문 2026-01-07 16:00: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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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hisk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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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한겨울 밤, 공원에 술래잡기가 돌아왔다. 10대부터 20·30대까지 확산된 이른바 ‘경찰과 도둑’ 놀이가 공공공간에서 이뤄지면서, 시민 안전과 책임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놀이 참여자와 비참여자의 경계가 불분명한 구조 속에서, 사고 발생 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찰과 도둑 놀이가 하나의 성인 놀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참여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번 주말 같이 할 사람 구한다” “20명 이상 모집 중” 등의 참가자 모집 글이 다수 올라오며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인기가 공공공간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놀이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이 추격 대상으로 오인되거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위협을 느꼈다는 불편 사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반 시민이었는데 갑자기 다가와 장난감 망치로 치려 했다”, “놀이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쫓기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놀라 피하거나 방향을 바꾸다 넘어질 뻔했다는 호소도 있었다.

동심과 운동 사이…성인 놀이 문화의 확산

이 같은 놀이 확산을 모두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어린 시절 놀이를 성인이 돼 다시 즐긴다는 점에서 향수와 재미를 제공하고, 달리기와 추격을 중심으로 한 활동 특성상 운동 효과와 스트레스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러닝보다 지속성이 높다” “운동을 겸한 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놀이 방식이 공공공간의 특성과 충돌하는 지점이다. 경찰과 도둑 놀이는 소수의 ‘경찰’과 다수의 ‘도둑’으로 역할을 나눠 진행되며, 도둑이 일반 시민 사이에 섞여 경찰을 피해 다니는 구조를 갖는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방식은 통제된 공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다수가 동시에 이용하는 공원으로 옮겨질 경우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공원은 산책객과 러너, 자전거 이용자, 가족 단위 방문객 등 다양한 이용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특히 야간에는 조명이 제한적이고 시야 확보가 어려워, 누가 놀이 참여자인지 즉각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일반 시민이 게임 참가자로 오인되거나, 갑작스러운 추격을 피하려다 낙상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단순한 참가자 간 충돌을 넘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제3자가 사고에 휘말릴 수 있는 구조다.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온 불편 호소 글과 놀이 인원 모집 글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온 불편 호소 글과 놀이 인원 모집 글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사고 이후 드러나는 ‘개인 간 분쟁’ 구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행인이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면, 가장 먼저 이뤄지는 것은 책임 규명이 아니라 치료다. 피해자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비용은 대개 실손보험 등 개인 보험으로 우선 처리된다. 이후 치료비 규모가 확정되거나 휴업 손해, 위자료 문제가 제기되면서 비로소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의가 시작된다.

이 단계부터 갈등은 개인 간 분쟁으로 전환된다. 피해자는 놀이 참가자의 추격이나 충돌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측은 고의가 없었다거나 당시 상황상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놀이 참여 여부, 과실 비율, 사고의 예견 가능성을 둘러싼 주장이 엇갈리면 합의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보험 또한 즉각적인 해결책이 되기보다는, 분쟁이 일정 부분 정리된 이후 손해를 정산하는 수단으로 뒤늦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원에서 발생한 충돌이나 낙상 사고는 대부분 개인 실손보험 등으로 먼저 처리되지만, 이후 가해자가 특정되거나 과실 다툼이 불거질 경우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사전에 관리 주체와 기본 수칙이 정리되지 않은 활동일수록 사고 이후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해당 놀이가 공공공간에서 이뤄지는 자율적 활동인 만큼, 개인의 자유와 별도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과 도둑 놀이의 본질적인 문제는 놀이 그 자체라기보다, 일반 시민 속에 섞여 들어가는 방식에 있다”며 “고의성이 없더라도 공공공간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행위가 반복되면 시민의 경계 수준이 높아지고 우발적 사고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사후 처벌의 문제를 떠나 사전 관리가 필요한 치안 위험 요인”이라며 “비참여자 추격 금지나 활동 구역 설정 등 최소한의 기준을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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