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때 강남권과 용산에 국한됐던 '평당 6000만원' 고가 주거지가 동북·서남권으로 확산되며, 서울 내에서도 자치구 간 주택 가격 격차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7일 부동산 시장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6000만원을 넘어선 자치구는 최근 1년 새 5곳이 추가돼 총 9곳으로 늘었다. 기존의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에 더해 성동구, 마포구, 양천구, 광진구, 강동구가 새롭게 고가 주거지 반열에 올랐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가격도 빠르게 상승했다. 2024년 말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5000만원 선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2025년 말에는 5900만원대에 근접하며 단기간에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의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평당 1억원을 넘어섰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3.3㎡당 1억2000만원대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고, 서초구가 뒤를 이었다. 송파구와 용산구 역시 8000만~9000만원대에 올라섰다. 여기에 성동구와 마포구, 양천구 등 한강 접근성과 교통 여건이 뛰어난 지역들이 빠르게 가격 상승을 이어가며 고가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광진구와 강동구 역시 주요 재건축 단지와 생활 인프라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며 평당 6000만원을 넘어섰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중랑구, 금천구, 강북구, 도봉구 등은 여전히 평당 매매가격이 2000만원대에 머물렀다. 일부 지역에서는 1년 전보다 가격이 정체되거나 소폭 하락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와 실수요 위주의 거래 환경이 중저가 지역의 가격 상승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동일한 서울 안에서도 주거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대출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를 동시에 지목한다.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핵심 지역의 신축·고가 단지로 몰리고, 중저가 단지는 거래 자체가 위축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이 같은 흐름이 쉽게 꺾이기는 어렵다고 본다. 금리와 대출 규제, 공급 일정 등 변수는 남아 있지만, 서울 내 핵심 입지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특히 교통망 개선, 재건축·재개발 기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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