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피지컬 AI'를 앞세운 로보틱스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봇의 개발과 양산, 현장 투입이 계획대로 진행되며 제조·물류 역량과 결합한 성과로 가시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Partnering Human Progress'를 주제로 ▲제조 환경에서 시작되는 인간과 로봇의 협력 ▲그룹사 역량 결집을 통한 AI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 ▲AI 선도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로보틱스를 하드웨어와 이동성 중심에서 고도화된 AI 기반으로 확장해 사람을 지원하고 협업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표의 핵심 키워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였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연구형과 개발형 모델을 공개했다. 처음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은 자율 학습 능력과 작업 환경 대응 유연성을 강화해 제조 현장 적용 효율을 높인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가 피지컬 AI 시장의 핵심 영역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개발형 모델을 대량 생산해 산업 현장에 대규모로 투입 가능한 양산형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생산거점 투입 일정도 명확히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구축해 로봇의 학습과 검증을 선행한다. 2028년에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에서 부품 분류 등 서열 작업 공정에 우선 투입한다. 오는 2030년부터는 조립 작업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정 단위별 성과 검증을 통해 단계적으로 도입을 늘린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상용화의 추진 동력으로는 그룹사의 '통합 밸류체인'을 내세웠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공정 제어, 대규모 생산 데이터를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는 고성능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관리 역할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이는 로봇 양산을 위한 부품·공정·물류 체계를 내부화해 개발부터 양산·운영까지 한 번에 묶는 '엔드 투 엔드(E2E)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AI 선도기업과의 협업 전략도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AI 인프라와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개발 기간 단축과 검증 과정을 체계화한다는 취지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손잡고 제미나이(Gemini) 기반으로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고도화한다. 이를 통해 로봇이 형태나 크기와 관계없이 인지·추론하고 도구를 활용하며 사람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사업모델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구매가 아닌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RaaS(구독형 로봇 서비스)를 통해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을 낮추고 유지보수·원격 모니터링·정기 업데이트까지 포함한 '원스톱' 운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로 성능을 끌어올리고 이를 다시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로 연결해 확장성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CES 발표를 단순한 기술 공개가 아닌 공장 적용 로드맵을 제시한 ‘실행 단계'로 해석한다. 전시 발표 직후에는 관련 기술의 '화제성'이 부각될 수 있지만 향후 로봇 양산과 현장 투입의 일정 이행 여부가 평가의 잣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 공정에서 생산성·안전·품질 개선 효과가 수치로 확인되는지 여부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RMAC 구축, 서열 작업 투입, 조립 확대 등 단계적 공정 투입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만큼 실증 진행과 운영 데이터 축적 속도가 향후 확산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예컨대 서열 작업은 비교적 적용 효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공정으로 꼽히는 반면 조립 공정은 정밀도와 변수가 크게 늘어 적용 난이도가 높아져 공정 확대 과정에서 성과 검증이 중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외 환경도 로봇 산업의 흐름을 뒷받침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개하며 경쟁 구도를 키웠고 중국 유니트리 등 신흥 기업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미국 내 로봇 지원 흐름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 경쟁은 한층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공장 실증 기반 상용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ES에서의 로보틱스 전략 발표에 대한 기대감과 로봇 사업의 흐름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RMAC 구축과 공정 투입 일정이 진행되면서 연내 로봇 관련 추진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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