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혐중·혐한 정서’와 ‘한한령(한류 제한령)’ 문제를 연계해 해법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반중 정서 해소를 위해서는 중국 측의 성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하며, 그 ‘증표’로 문화 시장 개방을 요구했음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상하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와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혐중·혐한 정서라는 게 양국에서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악화하면서 큰 피해를 줬다”고 진단하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저와 중국 지도자 모두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혐중 선동 근거 없애려면 문화 열어달라”…대중(對中) 협상 카드 제시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감정 악화의 책임을 일부 정치권의 무분별한 선동 탓으로 돌리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근거 없고 불필요한 혐중 조장은 없애야 한다”며 “무슨 부정선거를 중국이 어쩌고저쩌고, 이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감정을 상하게 하면 되겠느냐. 근거도 없고 불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앞으로도 혐중·혐한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데 대해서는 억제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이 대통령이 국내의 반중 여론 관리를 위한 명분을 중국 측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 측에도 ‘대한민국에서 혐중 선동을 하는 근거가 최소화돼야 한다. 증표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면서 “그것이 문화 콘텐츠 진출 제한 (완화) 같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한한령 해제가 단순한 산업적 이익을 넘어, 양국 신뢰 회복의 정치적 시그널임을 강조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習주석 ‘석 자 얼음’ 인용…“점진적·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문제 잘 해결될 것”
한한령 해제의 구체적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점진적 정상화’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한한령은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번엔 표현이 다른 점이 있었다”며 기류 변화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석 자 얼음이 한꺼번에 언 것도 아닌데, 한꺼번에 다 녹겠나. 과일은 때가 되면 익어서 떨어진다’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말했는데, 그게 정확한 표현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노력하겠다(는 것)”이라며 “갑자기 바뀌면 (한한령이) 없다고 한 게 있는 게 되지 않나. 그런 점을 서로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점진적·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이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며 “(해결)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전면적인 즉각 개방보다는 중국 체제의 특수성을 고려한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봄도 갑자기 오지 않는다. 시간과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며 “무한대로 (문화를 개방)할 수 없는 게 사회주의 체제의 속성이기에 완전히 방치할 수도 없는 그들의 입장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시기나 방식, 분야와 대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실무 부서에서 구체적 협의를 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실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우리도 지금까지 아예 ‘제로’ 상태로 오랜 세월을 보냈는데, 너무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단계적으로 원만하게 해나가면 될 것 같다”며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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