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판이 출마를 선언한 ‘친명(친이재명)’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의 전격 사퇴로 급격히 재편됐다. 후보 난립에 따른 표 분산 가능성은 상당 부분 제거돼 이번 보선은 결국 친명과 친청(친정청래) 진영이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로 압축됐다.
유 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보다 1인1표 논쟁만이 난무했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1인1표가 어느새 당권 경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이 제도는 충분한 토론과 숙의를 거쳐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1인1표제는 정청래 대표 체제가 추진하는 핵심 공약으로 꼽힌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문정복 후보는 당선되면 1인1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1인1표가 중요하지만, 내란 청산과 국민주권정부 성공보다 우선돼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친청을 향한 진의에 의문을 가했다.
이러한 유 위원장의 결단은 과거 컷오프 과정에서의 경험과 당내 경쟁 구도 속에서 문제의식을 키워왔고 출마 이후 현실적인 경쟁 구도를 판단한 끝에 이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친명계인 강득구·이건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유 후보의 완주가 오히려 친명 진영 전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를 합산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투표권자 1인당 2명의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는 ‘1인2표제’가 적용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유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최고위원 보선은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표심을 통해 계파 간 힘의 균형이 명확히 드러나는 선거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동철 후보의 중도 하차가 오히려 명·청 구도를 더욱 명징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간 친청계가 “당·정 갈등은 없다”는 메시지로 국면을 관리하려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사퇴를 계기로 최고위원 보선이 사실상 친명 대 친청의 선택지로 재편됐다는 것이다.
친명계가 우세한 결과를 낼 경우 당 운영의 무게중심은 보다 분명하게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성과 맞물려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이 경우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와 같은 통합·실용형 인사 등용 기조를 포함해 향후 당의 인사와 노선 운영이 이재명 정부의 방향성에 보다 일관되게 맞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친청계가 승기를 잡을 경우 당내 권력 구도는 다시 한 번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최고위원회 내 정청래 체제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이재명 정부와 당 지도부 간 노선과 속도 조절을 둘러싼 긴장과 엇박자가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명·청 갈등은 봉합되기보다 장기 관리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유 위원장의 사퇴는 개인의 후퇴가 아니라 최고위원 보선을 명·청 대결 구도로 명확히 만들어 선거판을 정상화한 선택”이라며 “강선우·김병기 사태와 내부 계파 갈등이 동시에 불거진 상황에서 유 위원장이 한 발 물러나며 친명 진영 결집의 명분과 구조를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단순한 최고위원 선출을 넘어 이재명 정부를 중심으로 당이 얼마나 정리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 결과는 특정 후보의 당락을 넘어 어느 계파에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할 것인지, 그리고 그 선택이 향후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지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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