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월 중순 발표를 예고한 '주택시장 안정화 추가 대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실제로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모두 드러나진 않았지만 크게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 투기과열지구 확대, 전세대출 제한, 다주택 중과 유예 종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강도 높은 규제가 다수 포함된 반면 주택 공급 확대나 착공 가속화와 같은 실질적인 공급 대책은 거의 담기지 않았다.
규제 완화와 규제 강화가 일부 혼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정책의 무게중심이 다시 '수요 억제'에 쏠려 있다는 점에서 단기 시장 안정 효과는커녕 중장기 공급 불안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 참여자의 기대심리와 구조적 공급병목을 해소하지 못한 규제 중심 대책은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제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강화와 규제완화 뒤섞인 추가대책…실제 방향은 '수요 억제' 무게추
정부가 1월 중순 발표 예정인 추가대책의 특징은 외형적으로는 규제와 완화가 동시에 들어간 '혼합형 정책 패키지'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공급 여건을 개선하거나 사업 속도를 앞당기는 조치보다 수요를 억제하고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 항목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부는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일부 핵심 권역을 제외한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폭 해제하는 대신 구리·부천·동탄·기흥·권선구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을 추가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수요 밀집 지역은 규제 유지, 외곽지역은 추가 규제 강화라는 분리 대응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실제로는 거래를 더 좁은 영역으로 몰아넣어 가격 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전세대출 제한과 다주택 중과 유예 종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은 전형적인 수요억제형 정책으로 평가된다. 유주택자의 추가 전세대출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는 전세를 활용한 '레버리지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전세 수요의 이동 경로를 차단해 전세 가격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제 측면에서도 다주택 중과를 재적용하고 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향은 매도 유인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기존 보유자의 '보유 쏠림'을 강화해 거래 유동성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자 대출 증빙 요건 강화 역시 신용관리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이미 PF 부실과 자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행·시공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금융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공임대 후 분양전환 전면 제한'은 임차인 보호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민간 사업자의 참여 유인을 약화시키고 공공·민간 임대 공급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을 오히려 줄이는 역효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정책 항목 전체를 놓고 보면 정부는 규제 해제를 일부 포함시키며 '균형형 대책'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요 억제와 규제 강화를 중심축으로 둔 정책 구성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급 측면의 구조적 개선이나 사업 속도 문제는 뒷순위로 밀려난 인상이라는 것이다.
공급 보완책은 빠진 채 규제만 강화…"실효성 제한, 과거 정책 반복 가능성 우려"
문제는 이번 추가대책이 단기적 시장 안정과 중장기 공급 불안을 동시에 해소해야 하는 시점에 나왔음에도 정작 공급 측면에서 볼 수 있는 실질 대책이 거의 부재하다는 점이다. 앞서 10·15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고, 전문가들 역시 공급 속도와 물량을 함께 뒷받침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추가대책에서 공급과 관련해 확인 가능한 내용은 토지이용 규제 일부 조정과 행정적 방향 제시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개발·재건축, 공공청사 복합개발, PF 정상화 등은 정책적 방향성이 이미 제시된 사안이지만, 착공 시기를 앞당기거나 사업 위험을 실질적으로 줄여줄 안전장치가 함께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의 허울뿐인 '공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이 강조해 온 리모델링·오피스·상가 공실 주거 전환, 청년·1~2인 가구 수요를 반영한 단기형 공급 확대 방안도 이번 대책의 핵심 내용에 포함될 지 여부도 미지수다.
사실상 정책의 핵심 방향이 공급 확대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압박하는 수요 억제 방식이 주를 이루면서 이번 대책이 실질적인 가격 안정이나 수급 균형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강화는 단기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공급이 병행되지 않으면 결국 수요가 다시 특정 시점에 집중되며 가격이 재상승하는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며 "이번 대책 역시 구조적 문제를 풀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재개발·재건축은 착공까지 8~10년이 걸리고 공공임대 전환 규제는 오히려 임대공급 기반을 축소하는 방향인데, 이를 보완할 단기 공급 카드가 제시되지 않으면 부작용만 초래할 우려가 크다"며 "추가대책에 공급을 촉진할 만한 획기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는다면 시장의 불안을 줄이기보다 거래 위축으로 인한 공급 정체, 기대심리 유지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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