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CES 2026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의 막이 올랐다.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가 올해 전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LG전자와 현대차그룹,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대규모 전시관을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개막 첫날부터 주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오전 10시 개장 전부터 긴 줄이 형성됐고, 주요 전시관 앞에서는 인파가 몰리며 CES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실감케 했다.
올해 CES의 가장 큰 변화는 모빌리티 분야 비중의 확대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 전시관이 밀집한 LVCC 웨스트홀은 개막과 동시에 발 디딜 틈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곳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은 현대차그룹 전시관이다.
현대차그룹은 약 1836㎡ 규모의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차세대 전동화 기술과 피지컬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관에서는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개발형 모델이 공개됐으며, 물류·제조 환경을 가정한 정교한 작업 수행 시연이 이어져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봇 기술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개막 당일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행보도 큰 관심을 끌었다. 정 회장은 전시관을 직접 둘러보며 관계자들로부터 신기술 설명을 듣고, 웨스트홀에 자리한 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도 잇달아 방문했다. 두산그룹, 퀄컴 전시관을 찾아 모빌리티와 반도체 기술 동향을 살핀 데 이어 LG전자와 삼성전자 전시장까지 둘러보며 미래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자율주행 계열사 모셔널과 함께 개발한 로보택시도 공개했다.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이 차량은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차량 스스로 주행 환경을 인지·판단하고 비상 상황에서도 운전자 개입 없이 대응할 수 있는 단계로,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센트럴홀에서는 LG전자 전시관이 또 다른 관람 포인트로 떠올랐다. 전 세계에서 모인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긴 줄을 형성했고, 입장 시간이 가까워지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LG전자는 '당신에게 맞춘 혁신'을 주제로 약 2044㎡ 규모의 전시관을 조성했다. 전시관 입구에는 초슬림·초밀착 무선 월페이퍼 TV인 LG 올레드 에보 AI W6 38대를 활용한 대형 오브제가 설치돼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내부에서는 AI 가전, AI 기반 차량용 솔루션, TV와 엔터테인먼트, 프리미엄 가전이 하나의 생활 시나리오로 연결돼 구현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홈로봇 'LG 클로이드'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실제 생활 공간을 연상시키는 전시 환경 속에서 클로이드는 사람과 소통하고 집안 업무를 보조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AI 로봇의 일상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LVCC가 아닌 윈 호텔에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4일부터 사전 공개된 전시관은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AI로 연결된 생태계를 강조했다. 전시 공간 규모만 약 4628㎡에 달해 업계 최대 수준으로 조성됐으며, 제품 전시와 기술 포럼, 파트너 상담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한편 올해 CES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 삼성전자가 과거 사용했던 센트럴홀 대형 공간은 TCL이 차지했고, 하이센스와 드리미 등 중국 업체들도 주요 위치에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했다. 글로벌 기술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국·미국을 넘어 중국 기업들과의 정면 승부 구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와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CES 2026은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향후 글로벌 기술 패권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대표 기업들이 제시한 미래 기술 비전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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